韓-호주 외교-국방장관 공동성명… “中경도론 우려 해소용” 해석도
“양국 장관들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re-balancing) 정책이 역내 평화, 안정에 기여하고 있음을 인식했다.”
한국의 외교·국방장관이 11일 호주 외교·국방장관과 만나 미국의 아시아 정책을 명시적으로 지지했다. 외교부는 이날 호주 시드니에서 제2차 한-호주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열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며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미국 정책이 언급된 부분은 공동성명의 5항이다.
2013년 7월 1차 한-호주 2+2 회의의 공동 언론발표문에는 없던 미국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대한 부분이 올해 새롭게 들어간 것이다. 이를 놓고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방중하면서 한국의 ‘중국 경도론’이 불거진 데 대한 반작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이 지나치게 중국 쪽으로 기운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한국-미국-호주 3자 간 국방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이를 증대시킬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15항)”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날 같이 채택된 ‘한-호주 국방·안보 협력 청사진(Blueprint)’에도 강조된 한-미-호 국방협력 또한 2013년 ‘2+2’ 회의에는 없었던 것이다. 호주는 미군 기지를 두고 순환배치 및 훈련을 하고 있으며 이 기지는 주한미군과 같은 미군 태평양사령부의 지휘를 받는다. 한반도∼일본∼호주로 이어지는 군사 방어선으로 중국을 견제한다는 것이 미국의 기본 구상이다. 미국의 대중국 군사견제에 한국이 동참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한국과 호주는 모두 미국과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라며 “양국의 공통분모가 있음을 인식했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고 밝혔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