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 문태종(왼쪽)이 13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동부전 도중 상대 수비를 따돌리며 공격하고 있다. 그는 적극적 포스트 수비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사진제공|KBL
개막전 더블더블 이어 동부전 22점·4R
김주성·로드 벤슨 상대로 몸싸움도 불사
장재석·이승현 공백 메우고 2연승 견인
오리온스는 ‘2015∼2016 KCC 프로농구’의 강력한 우승 후보다. 지난 시즌에 비해 더 강력해진 포워드 라인 덕분이다. 문태종(40·199cm)이라는 걸출한 장신 슈터가 가세했다. 또 득점력이 좋은 애런 헤인즈(201cm)를 영입해 공격력이 강화됐다. 그러나 개막을 앞두고 악재가 터졌다. 센터와 파워포워드를 겸하는 장재석(204cm)이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돼 ‘기한부 출전 보류’의 징계를 받았다. 이승현(197cm)마저 대표팀에 합류해 1라운드를 뛸 수 없어 오리온스는 높이의 열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문태종이 장재석과 이승현의 공백을 최소화해준 덕분에 개막 2연승을 달리며 1위로 부상할 수 있었다.
문태종은 12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KGC와의 홈 개막전에서 34분54초를 뛰면서 더블-더블(10점·11리바운드)로 팀의 86-76 승리에 힘을 보탰다. 득점에선 기대에 못 미쳤지만 골밑 수비에 적극성을 보였고, 리바운드는 팀 내서 가장 많이 잡았다. 13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벌어진 동부와의 원정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문태종은 출전시간이 25분20초로 전날보다는 적었지만, 22점·4리바운드로 팀의 100-88 승리에 앞장섰다.
헤인즈와 호흡을 맞춘 공격이 특히 좋았다. 둘은 승부처에서 절묘한 호흡으로 여러 차례 득점을 합작했다. 수비에선 동부 김주성과 로드 벤슨을 상대로 적극적인 몸싸움을 하며 높이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애썼다.
문태종은 “장재석과 이승현이 없어 신장이 작은 팀이 됐다. 이 때문에 포스트에서 많이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팀이 원하는 바를 충실히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비 시즌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 컨디션이 좋다”는 그는 “나이가 들면서 스피드가 떨어져 외곽에서 빠른 선수를 쫓아다니는 것보다 포스트에서 수비하는 게 편한 측면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 대비해 많이 생각하고 코트에 나온다”고 설명했다.
문태종은 KBL에서 활약한 이후 가는 팀마다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정작 챔피언 반지는 하나도 차지하지 못했다. 그는 “지금까지 KBL에서 개인이나 팀 성적 모두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오리온스로 이적해서도 팀이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는데, 이번에는 꼭 챔피언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원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