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 오토바이를 이용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수억 원대의 보험금을 타낸 일가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010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62차례에 걸쳐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사에 수리비를 부풀려 청구해 7억9000여만 원의 보험금을 가로챈 혐의(상습사기)로 권모 씨(42) 등 5명을 구속하고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에서 오토바이 수리업체를 운영하는 권 씨는 아내와 동생, 처남 등 가족은 물론 친구와 동업자까지 범행에 동원했다. 이들은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을 오토바이로 따라가 부딪히거나 권 씨의 정비업체 앞에 오토바이를 주차해 놓고 차를 몰고 가다 일부러 충돌하는 수법 등을 썼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사고를 낸 후 보험사로부터 미수선 수리비를 현금으로 받았다. 미수선 수리비는 피해 차량을 수리하기 전에 보험사가 미리 지급하는 예상 수리비다. 외제 오토바이는 부품비와 수리비가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아 보험사가 청구 금액을 대부분 그대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외제 오토바이를 대상으로 보험 수리비를 계속 청구한 것을 수상하게 여긴 보험회사가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면서 이들의 범행은 덜미를 잡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수선 수리비 제도를 악용한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