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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문건유출 사건’ 박관천 징역 12년, 조응천 징역 2년 구형

입력 | 2015-09-14 19:32:00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관천 경정(49·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과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53)에게 검찰이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 심리로 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박 경정에 대해 “대통령기록물을 반출해 국가적 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또 유흥주점 업주에게서 ‘업소 단속 경찰관을 좌천시켜 달라’는 청탁 명목으로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1억 원 이상의 현금과 금괴까지 발견됐는데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추징금 9340여 만 원을 함께 구형했다.

검찰은 “박 경정이 문건을 작성해 조 전 비서관에게 최초 보고하는 시점이 대통령기록물의 생산시점”이라며 “조 전 비서관의 보고문건과 반려와 수정을 거친 중간단계 문건, 박 경정의 보관 문건, 박지만 EG회장 측에 전달한 문건들 모두 대통령 기록물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조 전 비서관에게는 “청와대 공직기강 및 보안의 총괄책임자인 공직기강비서관 신분으로 대통령 기록물 유출이라는 실정법 위반 책임이 크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에서도 두 사람은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조 전 비서관은 미리 준비해온 종이를 꺼내 “30년 가까운 공직생활에서 최선을 다했는데 뜻하지 않게 수사 대상이 되고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형사법정을 들락거리게 됐다”며 “열심히 일한 대가가 이런 것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번 사건으로 내 삶은 엉망이 되고 말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조 전 비서관 측 변호인은 “박관천의 기소만으로는 들끓는 여론을 잠재울 수 없어서 피고인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 검찰 수사의 동기”라며 “정치적인 수사였으니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했다.

하늘색 반팔 수의 차림의 박 경정은 “법정에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점도 있으나 다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선처를 호소했고, 박 경정 측 변호인도 “공소사실에 대해 아무리 살펴봐도 유죄라고 보기는 어렵다. 일부 유죄로 보이더라도 장기간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온 점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