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前경제수석, 게임이론 책 펴내 “김우중 회장 허세 부리기 전략… 대우 구조조정 놓쳐 끝내 몰락”
조 교수는 이 책에서 대우그룹 해체를 회고하면서 당시 김우중 회장이 대우그룹 경영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허세 부리기 전략’을 썼다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당시 대우의 부실 규모는 상상 이상이었지만 대우의 진짜 상태는 김 전 회장만 아는 비대칭 정보였다”며 “정부는 대우의 진면목을 판단하기 위해 대우에 스스로 구조조정의 길을 밟도록 기회를 줬지만 김 전 회장은 힘든 구조조정을 하기보다 당장의 위기를 넘기려고 하다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대우가 미래에 자신이 있는 기업이었다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심정으로 구조조정의 길을 택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조 교수는 또 원청 대기업과 하청 중소기업의 갈등에 대해서도 게임이론에 입각한 해법을 제시했다. 원청기업과 하청업체가 같은 배를 타도록 하는 것이다. 조 교수는 “초과이익공유제를 도입하거나 원청기업으로 하여금 하청업체에 대한 보증을 서게 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이러면 하청기업이 원청기업의 생산성에 기여하게 되고 원청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우려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 교수는 최근 조선·해운·건설업 등의 구조조정 현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 시장에서 빅딜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생산설비 자체를 줄이지 않으면 지금의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힘들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시장의 자율적 인수합병을 기다리지 말고 정부가 더 강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