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직이든 인사가 나면 전임자와 후임자 간에 인수인계로 바쁘지만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그 절차가 간단해지는 경향이 있다. 후임자도 실무 면에선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갖춰 굳이 미주알고주알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강남엔 가지 말 것.” 역대 합참의장 가운데는 후임자에게 이 말만 전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유사시 즉각 대처해야 하니 퇴근 후에도 청사 근처에 머무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실제로 합참의장은 2년 임기 동안 ‘5분 대기조’ 같은 팽팽한 긴장 속에 근무해야 한다.
▷1968년 초 북한이 청와대 습격(1·21), 미국 푸에블로호 나포(1·23) 도발을 하면서 정예 장교들을 확충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해 10월 15일 육군 3사가 개교한 배경이다. 지금은 대학 2학년 이상 학력의 생도들을 모집해 3, 4학년 과정을 가르치는 세계 유일의 편입학 사관학교다. 초창기 3사는 북의 124군 부대를 능가하는 강인한 전투력을 갖춘 장교 배출에 힘을 쏟았다. 초급 장교 수는 3사가 많았지만 진급에서는 육사 출신에게 밀렸다. 이 합참의장 후보자만 해도 임관 동기인 육사 33기보다 진급이 몇 년 늦었다. 결과적으론 잘됐지만.
한기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