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지는 훌륭하지만 청년 일자리 창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지금 돈이 없어서 기업이 고용을 못하거나 청년들이 창업을 못하는 것이 아니다. 저금리로 인해 시중에는 돈이 넘쳐난다. 아이디어와 시장만 있으면 거의 0%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기업들은 사내유보금이 710조 원으로 사상 최대인 데다 현금성 자산도 170조 원이나 된다. 미래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와 고용을 안 하는데 돈을 지원해 준다고 필요 없는 인력을 고용할 수는 없는 일이다.
▷청년일자리펀드는 1970년대식 관제동원의 분위기마저 풍긴다. 한 기업 임원은 “정부가 펀드를 조성하면 기업은 안 낼 수가 없는데 준(準)조세만 늘어난다”고 한숨을 쉬었다. 현대사회에서 정부가 앞장선 모금운동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일제강점기 국채보상운동이나 1997년 외환위기 직후 금 모으기 운동도 민간이 주창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통일부가 남북통일 자금을 미리 마련하자는 ‘통일항아리’ 운동을 펴고 대통령이 먼저 금일봉을 냈으나 결국 흐지부지됐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