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23일 추모비 제막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
유관순 열사(1902∼1920)가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사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꽃다운 나이에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유관순 열사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서울 이태원에서 다시 살아난다.
용산구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23일 오후 3시 이태원부군당 역사공원에서 유관순 열사 추모비(사진) 제막식과 추모제를 연다고 15일 밝혔다. 유관순 열사는 순국 후 이태원 공동묘지에 안장됐고 일제가 군용기지 조성을 위해 이장하는 과정에서 유해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이태원 공동묘지는 현재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인근, 이태원동·한남동 일대로 추정된다.
새로 조성되는 추모비는 주탑 1기, 보조탑 2기로 구성되며 전체 넓이는 가로, 세로 각 3m, 최대 높이는 2m다. 용산구는 추모비 건립을 계기로 유관순 열사의 재평가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관순 열사는 1962년 건국훈장 3등급(독립장)으로 결정돼 역대 대통령이 의전상 문제로 그동안 헌화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 헌화 대상은 2등급 이상이다. 현재 1등급(대한민국장)에는 안중근·윤봉길 의사와 안창호 선생이, 2등급(대통령장)에는 이봉창 의사, 신채호 선생 등이 포함돼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추모비 건립을 통해 유관순 열사의 훈격과 대우가 재평가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