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미술품 구입 예산으로 임직원들이 그린 작품을 높은 가격에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예산은 공공기관인 한국은행이 미술계를 돕도록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해 준 돈이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원석 의원(정의당)이 공개한 ‘한국은행 소장 미술품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은이 보유한 미술품 1031점 중 전·현직 임직원으로부터 사들인 작품은 37점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에 따르면 한은이 이들 작품을 사는 데 쓴 돈은 모두 8800만 원이지만 2012년을 기준으로 이 작품들의 감정가격은 취득가의 3분의 1 가량인 2870만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900만원에 구입한 동양화 한 점은 가격이 100만 원으로 떨어졌고, 250만 원에 산 동양화는 10만 원으로 하락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한국화의 전반적인 시장 가격이 하락한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2006년 이후로는 직원 작품을 새로 구입하지 않았고 감정평가를 거쳐 투명하게 미술품을 사들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준일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