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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경제]‘2억 벤츠 훼손’에 떠는 수입車업계

입력 | 2015-09-17 03:00:00


김성규·산업부

급성장하고 있는 수입차 업계의 1위 다툼이 치열합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선두 다툼 이야기입니다. 올해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BMW가 3만1774대, 벤츠가 3만561대로 고작 1213대 차. 총 판매량은 BMW가 많지만 벤츠는 총 8개월 중 1, 2, 4, 7, 8월 등 5차례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습니다.

두 회사를 필두로 수입차 업계는 국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자존심 싸움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벤츠는 벤츠 내에서 독일과 프랑스에 이어 세계 3번째로 경기 용인시에 지은 ‘트레이닝센터’를 11일 공개했습니다. 벤츠가 이 시설에 대해 “국내 수입차 업계 교육 관련 시설 중 최대 규모”라고 밝혔는데요, 이에 BMW가 발끈하고 나선 겁니다. 벤츠의 트레이닝센터는 연면적 5274m²인 반면에 인천 영종도에 있는 BMW 드라이빙센터 내 ‘트레이닝 아카데미’는 연면적이 5714m²로 국내 수입차 업계 최대 규모 교육시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한 이슈가 경쟁 구도에 영향을 줄지 주목됩니다. 바로 ‘2억 벤츠 골프채 훼손’ 사건이죠. “엔진이 자꾸 멈추는데도 환불을 해주지 않는다”며 11일 광주에서 30대 남성이 2억 원이 넘는 S63 AMG 차량을 벤츠 대리점 앞에서 2시간 동안 골프채로 내려친 사건이죠. 사건 영상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까지 퍼져나가 사람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당장 벤츠에는 악재로 보입니다.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이고 제품에 대한 신뢰도에도 먹칠을 하게 됐습니다. 가뜩이나 BMW가 주력 모델인 ‘뉴 3시리즈’를 내놓아 추격이 힘들어진 마당에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지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번 이슈의 ‘불똥’이 수입차 업계 전체로 튄다면 BMW도 반사이익만 볼 수는 없을 겁니다. 해당 기사의 댓글들에는 수입차 업계의 ‘콧대 높은’ 판매정책과 서비스 수준 등에 불만을 나타내는 글이 많이 보입니다. 제품에 문제가 있어도 보상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죠. 이에 국회와 정부도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새로 산 차에 중대한 결함이 발견될 경우 자동차 회사가 교환 또는 환불을 해주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 일은 일부 소비자가 수입차 업계에 가진 반감을 더 확산시킬 것으로 보이는데요, 결국 이 또한 시장을 넓혀가려는 수입차 업계가 언젠가 한 번은 넘어야 할 과제로 주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수입차 업계는 이번 일을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아야 할 듯합니다.

김성규·산업부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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