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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모습 드러낸 대양해군 전진기지… ‘꿈의 함정’ 품다

입력 | 2015-09-17 03:00:00

제주해군기지에 세종대왕함 첫 입항 하던 날




해군 세종대왕함이 16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해군기지(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 들어서고 있다. 해군은 안정적인 계류에 성공한 이번 입항을 시작으로 다음 달 중순까지 구축함 호위함 초계함 상륙함 잠수함 고속정 등 21개 유형의 함정 22척을 제주해군기지에 입항시킬 계획이다. 해군 제공

16일 오전 7시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 한국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위용을 드러냈다. 세종대왕함은 무인도인 범섬을 뒤로하고 미끄러지듯 항내로 들어왔다. 간간이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남방파제를 지나 30여 분 만에 안정적인 부두 계류에 성공했다.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제주해군기지에 처음으로 군함이 입항한 것이다. 승조원들은 로프를 내려 군함을 고정시킨 뒤 입항을 자축했다.

해군은 제주해군기지 항만과 부두 시설의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해 이날 세종대왕함을 입항시켰다. 길이 166m, 폭 21m로 해군이 보유한 이지스구축함 3척 중 하나다. 5인치 함포, 장거리 대잠어뢰, 함대함 및 함대공 유도탄 등을 탑재해 ‘꿈의 함정’으로 불린다. 양민수 함장(대령)은 “여러 어려움을 딛고 완공을 앞두고 있는 제주에 처음으로 입항해서 영광이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방파제 주변 수심이나 조류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제주항에 비해 어선이나 상선의 입출항이 훨씬 적을 것으로 보여 기항이나 작전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은 이날 세종대왕함을 비롯해 구축함인 대조영함, 호위함 등 함정 5척을 제주해군기지로 보내 출입항과 부두 계류 시험을 했다. 강정항 주변 해상과 육상에서는 해군기지 반대단체 활동가 10여 명이 세종대왕함 입항을 저지하는 시위를 벌였으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해군은 다음 달 중순까지 구축함, 호위함, 초계함, 상륙함, 구조함, 소해함, 잠수함, 고속정 등 21개 유형의 함정 22척을 제주해군기지에 입항시킬 계획이다. 이들 함정은 출·입항과 부두 계류 시험을 하며 안전성을 점검한다. 해군기지가 제 기능을 발휘하는지 파악하고 급유, 급수 등 지원 설비의 정상 가동 여부를 확인한다.

9월 현재 항만공사 공정은 93%가량으로 방파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육상에서는 지휘본부를 비롯해 종교, 복지, 체육시설 건물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독신자 등이 영내에 기거할 수 있는 원룸 등 숙소를 비롯해 연병장도 모습을 갖추고 있다. 해군은 제71기동전대와 제72기동전대를 제주로 이전해 제7기동전단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잠수함사령부 산하 일부 부대도 제주로 옮긴다. 이 기지는 함정 2500여 명, 육상 인력 600여 명 등 3100여 명을 수용한다.

부석종 제주민군복합항건설사업단장(준장)은 “기지가 들어서면 교역물동량 대부분이 통과하는 남방해역 해상교통로 보호는 물론이고 대륙붕, 배타적경제수역의 해양자원 보호에 주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난사고의 신속한 대응과 지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해군은 경관 조망이 훌륭한 남방파제는 일반에 개방해 한라산 올레코스와 연계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강정마을 주민을 초청해 함정 공개행사도 할 예정이다.

제주해군기지는 2007년 사업 결정 이후 8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해군 함정 20여 척과 15만 t급 대형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머물 수 있다. 제주도는 최근 강정마을회 요청으로 1년가량 중단했던 크루즈터미널 공사를 재개했다. 이 터미널은 2017년 6월 준공을 목표로 국비 534억 원을 투자해 지상 3층, 연면적 7928m² 규모로 신축된다.

제주=임재영 jy788@donga.com / 윤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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