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법대 명예교수는 17일 내년 총선 대구 공천과 관련해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눈 밖에 났기 때문에 공천을 받지 못 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명예교수는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김문수 전 지사를 어떻게 보느냐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라며 “김문수 전 지사가 거기(대구)서 공천받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이한구 의원의 20대 총선 지역구 불출마 선언으로 공석이 된 대구 수성갑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곳은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의원이 ‘기적’을 꿈꾸며 공을 들이는 곳이기도 하다.
이 명예교수는 박 대통령과 김 전 지사의 관계에 대해 “2012년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 때, 김문수 경선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퍼부은 인신공격은, 제가 그걸 방송에서 옮기면 방송심의규정에서 품위위반, 이런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며 “그걸 박근혜 대통령 면전에서 그런 말을 몇 번씩 한 적이 있다. 제가 볼 때 그건 도의를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박(친박근혜) 핵심으로 청와대 정무특보를 겸하고 있는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의 ‘김무성 대표로는 차기대선 어렵다’, ‘친박 중에 차기대선에 도전할 사람 있다’ 등의 발언을 한 배경에 대해서는 개헌과 반기문 카드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총선 때 야당이 지리멸렬해서 100석도 못하게 되면 개헌선이 돌파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박근혜 대통령이 보다 편안할 수 있는 분권형 개헌을 통해 (이원집정부제처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외교대통령으로 하고, 친박에서 이원집정부제의 총리감은 있다, 이런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무성 대표와 관련해선 “임계점을 넘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김 대표로는로는 차기 대선 어렵다)가 나온 것 아니겠나”라면서 “김무성 대표 스타일로 총선을 맡겨서는 안 되겠다, 이것은 확실한 생각인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오픈프라이머리는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고, 경북, 대구 등 영남 공천을 두고서 상당히 많은 분란이 있을 것이라며 “김무성 대표가 (내년 총선을) 자기 구상대로 치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