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당뇨병 등을 앓아 그동안 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웠던 만성질환자들도 앞으로 보험에 가입하기 쉬워진다.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나이도 현행 60세 이하에서 75세 이하로 확대된다.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유병자 전용보험 상품 개선안을 만들어 보험사들에게 권고했다고 17일 밝혔다. 개선안에 따르면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유병자들의 보험 보장범위가 넓어진다.
지금도 25개 보험사가 유병자 전용 보험을 팔고 있지만 보장범위는 암과 사망으로 제한돼 있다. 예를 들어 고혈압 환자 등도 가입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일부 보험상품 역시 주로 사망만 보장한다. 그렇다보니 유병자들이 보험에 가입해도 기타 질병에 대해 사실상 보장을 받을 수 없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모든 질병을 보장하는 유병자 보험을 새로 내놓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보험 가입 희망자는 통원 치료 사실도 보험사에 알려야 했지만 이제는 알릴 필요가 없다. 또 최근 5년 이내에 암, 백혈병, 심근경색 등을 앓았다면 이를 소비자가 보험사에 알려야 했지만 앞으로는 암 발병 여부만 알리면 된다.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나이가 60세 이하에서 75세 이하로 확대돼 질병을 앓는 고령자들도 보험 가입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유병자 전용보험의 보험료는 일반 보험에 비해 1.5배에서 2배가량 비싼 가격으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주요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수는 1182만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23%에 이른다.
김준일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