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머러스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빵빵한 몸매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핫한 여성이 된 킴 카다시안이 가짜 임신설에 누드 인증을 하며 화끈하게 대처했다. 이는 날로 팽창해가는 ‘카다시안 몸의 왕국’의 한 부분을 장식하는 작은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몸보다 정직한 것은 없다
몸이 권력인 요즘,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로 미디어와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능력자’ 킴 카다시안(35)이 8월 중순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누드 사진을 게재했다. 배와 엉덩이의 둥근 곡선에서 임신 중임이 확연히 드러나는 사진이었다. 그녀가 대담한 포스팅을 감행한 이유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내가 너무 날씬하다며 가짜 임신이라고 하더니 이젠 내가 너무 뚱뚱해서 임신하지 않았을 거라고들 한다”는 거였다. 말하자면 임신 사실을 인증하기 위한 사진인 셈이다. 가수 카니예 웨스트와의 사이에서 2013년 6월 딸 노스 웨스트를 출산하고 지난해 결혼식을 올린 카다시안은 둘째를 임신해 올 12월 출산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호사가들 사이에선 그녀가 실제로는 임신을 하지 않았으며 비밀리에 대리모를 통해 출산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렇듯 가짜 임신설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른 건 그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그는 올 초 방영된 TV 리얼리티 쇼 ‘카다시안 가족 따라잡기(Keeping up with the Kardashians)’ 에서 “딸에게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어 남편과 하루에 5백 번 성관계를 갖는다”며 “임신이 안 되면 대리모도 불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아이를 한 명 낳을 때마다 5백만 달러(약 59억원)의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카니예 웨스트와의 혼전 계약서와 카다시안이 임신이 안 돼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인들의 언론 인터뷰도 의혹이 부풀려지는 데 일조했다. 몸으로 가십에 오르내리는 게 익숙한 킴 카다시안은 가장 그녀다운 방법으로 원치 않는 소문에서 벗어나는 법을 택했다.
(L) 킴 카다시안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임신 인증 사진.
문제적 패밀리
섹스 비디오, 비현실적으로 풍만한 몸매, 세 번의 이혼…. 그녀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B급 혹은 선정적인 이미지와 맞닿아 있다. 중학교 졸업식 날 카메라 앞에서 “나는 유명해지고 싶어요. 모든 사람이 아름다운 소녀인 나를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할 때까지만 해도 그녀가 이런 식으로 유명해질 거라고 상상한 사람은 없었다. 사교계에 데뷔할 아무 준비가 되지 않았던 그녀를 하루아침에 신데렐라로 만든건, 2007년 유출된 래퍼 레이 제이와의 섹스 비디오다. 적나라한 성행위 장면을 담은 이 비디오는 그녀에게 그토록 원하던 유명세를 안겼고 이를 계기로 카다시안은 가족들과 ‘카다시안 가족 따라잡기’에 출연하게 됐다. 카다시안의 가족사 역시 이혼, 재혼, 성전환 수술 등 호사가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로 가득하다. 그녀의 친아버지는 전처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미식축구 선수 O. J. 심슨의 변호를 맡아 무죄를 이끌어낸 로버트 카다시안이다. 첫 남편과 결혼해 코트니, 킴, 클로에, 롭 등 1남 3녀를 낳은 엄마 크리스 제너는 이혼 후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철인 10종 경기 금메달리스트인 브루스 제너와 결혼해 카일리와 켄달 두 딸을 낳고 2013년 다시 이혼했다. 브루스 제너는 올 초 성전환 수술을 하고 케이틀린 제너라는 여성으로 새로운 삶을 찾았다. 이런 만만치 않은 가족이 등장하는 ‘카다시안 가족 따라잡기’는 폭발적인 인기 속에 현재 시즌 10이 방영 중이다.
애증의 패리스 힐튼과 지니 같은 남편 카니예 웨스트
킴 카다시안에게도 흑역사가 있다. 패리스 힐튼의 ‘꼬붕 친구’노릇을 하던 시절이다. 2007년 MTV ‘패리스 힐튼의 BFF(Best Friend Forever)’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고스란히 전파를 타서 숨기려야 숨길 수도 없다. 방송에서 패리스 힐튼은 카다시안을 대놓고 하녀 취급했지만 카다시안은 여기에 개의치 않고 옷장 정리, 심부름 같은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카다시안이 유명해져 더 이상 패리스의 인기에 기댈 필요가 없어지자 이들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물론 방송이 화제를 모으기 위한 설정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둘도 없는 친구에서 라이벌로 돌아선 패리스 힐튼과 킴 카다시안을 비교하는 재미를 할리우드 연예 매체들이 놓칠 리 없다. 근래의 유명세만 따지자면 킴 카다시안이 한 수 위다. 음반 프로듀서인 데이먼 토마스와의 비밀 결혼, 20캐럿이 넘는 다이아몬드 반지와 베라왕 드레스를 남기고 두 달 만에 막을 내린 농구 선수 크리스 험프리스와의 두 번째 결혼 등 숱한 화제 속에서도 그녀는 묵묵히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엉덩이와 가슴을 드러내며 ‘페이퍼’ ‘보그’ ‘엘르’ 등 유명 패션지의 표지를 찍고 리얼리티 쇼로 몸값을 높여갔다. 패션 사업도 날로 번창하고 있다. 덕분에 재산(1천억원)도 재벌가 상속녀 패리스 힐튼(1천2백억원)에 육박할 만큼 불어나는 중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에게는 5백30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엉덩이와 알라딘의 램프 속 요정 같은 남편, 카니예 웨스트가 있다. 공개석상에서도 아내의 엉덩이를 어루만지는 등 애정 표현을 서슴지 않는 카니예 웨스트는 그녀에게 결혼 대가로 매년 1백만 달러(약 11억 7천억원)를 지불하고 수시로 5백만 달러 상당의 다이아몬드 반지, 에르메스 켈리 백과 버킨 백, 페르시안 고양이, 비키니 같은 선물을 안겨 카다시안이 사람들의 관심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도록 외조를 아끼지 않는다.
사이즈와 패션
킴 카다시안의 사이즈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키는 159cm, 임신 전을 기준으로 몸무게는 63kg, 허리둘레 26.5인치, 브래지어 사이즈는 34D, 그리고 엉덩이 둘레는 42인치다. 옷 사이즈는 미국 기준 12로, 우리나라로 보면 77 정도 된다.
카다시안처럼 엉덩이 이식 수술을 하겠다는 이들이 생겨날 정도로 사람들은 그녀의 볼륨감 넘치는 몸매에 열광하지만 여전히 길고 날씬한걸 선호하는 패션업계의 기준으로 보면 그로테스크한 몸이다. 그녀가 디올의 우아한 롱 랩 스커트를 입으면 허벅지 부분부터 벌어져 섹시한 콘셉트로 바뀐다! 카다시안은 옷에 몸을 맞추는 대신, 재단사를 고용해 옷을 자신의 몸에 맞춘다. 엉덩이 둘레에 맞춰 큰 사이즈의 옷을 구입한 뒤 길이와 허리를 줄이고 최대한 몸매가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컬렉션에 나온 옷과 카다시안이 입은 옷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호들갑을 떨던 언론과 브랜드들도 그녀가 패션을 소화하는 방식에 점차 호감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카다시안의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했던 지방시의 수석 디자이너 리카르도 티시는 그녀의 패션에 대한 열정과 센스를 높이 사며 모델로 기용할 생각도 하고 있다고 한다.
글 · 김명희 기자|사진 · REX 킴 카다시안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