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민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을 포기하는 대신 부실채권(NPL) 처리회사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를 확대해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맡기기로 했다. 금융위는 17일 유암코를 통해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추진하자는 은행권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이 한계에 부딪히자 11월경 구조조정전문회사를 출범시켜 새로운 구조조정 모델을 제시한다는 계획이었다. 구조조정전문회사는 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농협·KDB산업·수출입 등 8개 은행이 각각 1200억 원을 출자하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400억 원을 출연해 자본금 1조 원으로 설립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출자에 대한 부담을 느낀 은행들은 회사를 새로 만들기보다는 유사한 기능을 가진 유암코를 통해 구조조정을 진행하자고 금융당국에 건의했다. 유암코는 부실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로 신한·국민·하나·기업·농협·우리 등 6개 은행이 주주로 참여했다.
금융위는 은행권의 제안을 수용하되 유암코가 주주 은행들로부터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를 현행 5000억 원에서 2조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산은과 수은도 유암코의 주주로 참여시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