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한 언론사가 뉴스로 올린 이 트윗은 1070회 퍼져 나가 국정감사를 언급한 최다 리트윗을 기록했다.
19대 국회 마지막 국감에 대한 누리꾼들의 마음은 냉랭한 편이다. 일반적인 이슈 같으면 소셜 미디어 언급량이 뉴스 언급량의 10배가 넘지만 이번 국감은 그렇지가 않다. 국감이 시작된 10일부터 16일까지 트위터와 블로그 등에서 국정감사 혹은 국감을 언급한 문서는 모두 5만1329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뉴스 언급량이 1만1970건이나 됐다. 전체 언급량이 뉴스 언급량의 채 5배를 넘지 못했다. 즉 뉴스는 예년처럼 연일 국감 특집으로 소식을 전했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싸늘했던 셈이다.
이 두 사람의 언급량은 국감 주무 장관이나 증인으로 출석한 최경환 부총리나 이재명 성남시장의 언급량을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국감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야당 내부에서 벌어진 분란은 국감 기간을 무색게 할 정도로 뜨거웠다. 새정치연합 진성준 의원이 올린 “이종걸 대표님 사과하십시오”라고 시작된 트윗은 500여 회 리트윗됐다. 진 의원은 이 트윗에서 “재신임투표를 하면 국정감사를 망치고 전당대회를 하면 국정감사가 잘됩니까? 이 지긋지긋한 내분을 하루빨리 끝장내야 당이 삽니다”라고 절규했다.
이번 국감의 가장 뜨거운 쟁점은 역시 정부의 노동 개혁 드라이브를 둘러싼 논란이다. 국감을 언급하지 않고 노동 개혁과 재벌 개혁을 언급한 문서가 국감 언급량의 두 배가 넘었다. 노사정 합의 소식은 국감을 강타한 태풍이었다.
김무성 대표는 “이번 노사정 대타협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우리 스스로 결단을 내린 선제적 대타협이자 노사 상생의 의미를 담았다는 측면에서 우리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대타협”이라고 평가했지만 소셜미디어 여론은 싸늘했다. 쌍용차 심리치유센터 와락의 이창근 기획팀장은 트위터에 “정리해고도 고통스러운데, 징계해고도 서러운데, 일반해고라니”라고 한탄해 200여 회의 리트윗을 기록했다.
새누리당이 노동 개혁 5대 입법을 서두르는 가운데 이번 국감에서 노동 개혁 이슈로 단연 두각을 나타낸 사람은 새정치연합 은수미 의원이다. 은 의원은 다른 이슈에 파묻힌 이번 국감에서 노동 전문가로서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노사정 합의 소식이 전해진 당일 은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노사정 합의문을 본 소감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제목의 글은 1500회 가까운 ‘좋아요’를 기록했다. 정치인 가운데 이 정도 ‘좋아요’를 기록한 사례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다. 은 의원은 이 글에서 “김대환 위원장이 밝힌 노사정 잠정합의문은 임금피크, 쉬운 해고, 비정규직 확대, 근로시간 연장을 쓸어 담은 재앙 모음집”이라며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국감과 함께 언급된 전체 연관어 1, 2위는 국회의원과 정부·장관이 차지해 국감이 국회의원이 정부의 정책을 따져 묻는 자리임을 증명했다. 3, 4위에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이 올랐다. 자료 증인 국민 야당 등이 뒤를 이었고 앞서 언급한 김무성 문재인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두 여야 대표는 국감과 전혀 상관없이 국감 연관어 10위 안에 나란히 이름을 올려 2015년 국감 전반전을 장식한 ‘정치의 역설’을 씁쓸하게 입증했다.
어쨌거나 19대 국회 마지막 국감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국감 후반전의 유일한 관전 포인트는 노동개혁-재벌개혁을 둘러싼 여야의 샅바 싸움일 것이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