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 및 건전한 놀이를 목적으로 보드게임을 찾는 사용자가 점차 늘고 있다. 또한 '모두의 마블'이 성공함에 따라, IT/게임 업계에서도 교육 서비스나 게임으로 활용하기 좋은 보드게임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매주 다양한 보드게임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어느 깊은 산 속 동굴, 광부들이 금덩이를 찾기 위해 열심히 굴을 파고 있다. 광부들은 금을 발견하면 서로 나누어 갖기로 약속하고, 서로 협력해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굴을 파도 금덩이가 나오지 않는다. 바로 광부 행세를 하는 방해꾼이 몰래 숨어든 탓이다. 방해꾼들은 광부들을 따돌리고 자기들만 금덩이를 차지하려고 한다. 광부들은 방해꾼을 가려내고 무사히 금덩이를 찾을 수 있을까? 방해꾼들은 광부들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고 금덩이를 빼돌릴 수 있을까?
이런 흥미진진한 과정을 보드게임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 바로 '사보타지'라는 작품이다. 이 게임은 2004년 '사보타지'라는 이름으로 발매됐으며, 2011년에는 확장판인 '사보타지 2'가 나왔다. 그리고 이 둘을 한데 묶은 게임으로 '사보타지 딜럭스'가 있다. 본문에서는 사보타지 1과 2에 대해 모두 소개한다.
사보타지 1
게임 준비
사보타지 게임에는 광부들, 그리고 방해꾼이 있다. 이 게임의 목표는 시작 지점(굴 입구)부터 금덩이가 있는 도착 지점까지 굴을 잇는 것이다. 광부들은 무사히 굴을 이어 금덩이를 차지해야 한다. 한편, 방해꾼들은 광부들이 실패하도록 막다른 길이나 돌아가는 길을 내야 한다.
사보타지는 카드로 진행되는 게임이다. 이 게임에서 목적이 되는 것은 단연 '금덩이'다. 게임에서 '금이 숨겨져 있는 목적지 카드'는 3장이 있다. 이 목적지 카드를 각각 1장 간격으로 떨어뜨려 놓자. 이 3장의 목적지 카드 중 단 1곳에만 금덩이가 있다. (나머지 2장에는 돌무더기가 있을 뿐이다!)
금덩이가 묻힌 목적지로 가려면, 굴 카드를 내려놓아 길을 연결해야 한다. 시작 카드부터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굴 카드를 내려놓을 공간을 7장 간격으로 놓으면 된다. 여기까지 하면 게임 준비가 끝난다.
<목적지 3군데 중 단 한군데에만 금덩이가 있다!>
이렇게 준비가 완료되면, 각자 역할카드를 한 장씩 받는다. 역할 카드는 광부 혹은 방해꾼 2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역할 카드는 비공개이며, 자신만 알고 있어야 한다.
'사보타지'는 3~10인용 게임이다. 6인 플레이일 경우에는 광부 5장, 방해꾼 2장을 넣고 카드를 뽑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6명 중 방해꾼이 1명 혹은 2명이 포함되는 셈이다. 이러한 비율은 플레이어의 수가 달라져도 비슷하게 적용하면 된다.
게임 진행과 승리 전략은?
이제 광부 또는 방해꾼이 된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차례에 사용할 카드를 4장에서 6장씩 받는다. 사보타지 딜럭스는 플레이어 인원 수에 달라 받는 카드의 수가 다르다. 3~5명일 때는 6장씩, 6~7명일 때는 5장씩, 8~10명일 때는 4장씩 나눠 받으면 된다.
자신의 차례에는 1) 카드를 쓰거나 2) 카드를 버리는 행동 중 하나를 할 수 있다. 카드를 쓰거나 버린 다음에는, 카드 더미에서 카드 1장을 보충한다.
각 플레이어들이 사용하는 카드는 굴 카드와 행동 카드 두 종류다. 굴 카드는 시작 카드부터 목적지 카드까지 빈 공간을 이어주는 길을 만드는 카드다. 굴 카드를 놓을 때는, 이번에 내려 놓을 굴 카드의 모양이 이전에 놓인 굴 카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놓기만 하면 된다. (길이 부자연스럽게 끊기거나 어긋나면 안 된다)
만약 자신의 역할이 광부라면, 막혀있는 광산에 길을 만들어 목적지까지 연결해야 한다. 그렇게 목적지 카드까지 도달하고, 해당 목적지에 금덩이가 있다면 광부들의 승리로 끝이 난다. 한편, 방해꾼이라면 목적지와 멀어지도록 길을 연결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계속 길이 멀어지도록 하고, 모두의 손에 더 이상 사용할 카드가 없고 보충할 카드 더미도 모두 떨어졌다면 방해꾼이 승리한다.
한편, 행동 카드의 종류는 4가지로 부서진 도구 카드, 수리 카드, 낙석 카드, 지도 카드 등이다. 부서진 도구 카드는 다른 플레이어에게 사용하는 카드로, 상대방이 굴 카드를 내려 놓지 못하게 한다. 일종의 방해 카드인 셈이다. 광부는 특정 플레이어가 방해꾼이라고 확신할 경우 사용하고, 방해꾼은 광부들을 방해할 때 쓴다.
수리 카드는 부서진 도구 카드를 받은 사람을 구제한다. 수리카드는 부서진 도구 카드를 가진 사람에게만 쓸 수 있고(자신에게도 쓸 수 있다), 부서진 도구 카드를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부서진 도구 카드와 수리 카드에는 곡괭이, 등불, 수레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각각의 그림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플레이어가 곡괭이 그림의 부서진 도구 카드를 받아서 굴 카드를 놓을 수 없을 때를 가정하자. 그 플레이어를 위해(주로 같은 팀이 확실하다고 느낄 때) 부서진 도구 카드를 없애고 싶으면, 같은 곡괭이 그림의 수리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행동 카드 중 낙석 카드는 이미 놓인 굴 카드를 제거하는 카드다. 아무래도 방해꾼이 광부들을 방해할 목적으로 많이 쓴다. 마지막으로 지도 카드는 3장의 목적지 카드 중 1장을 선택해 확인할 수 있는 카드다. 3장의 카드 중 어느 카드에 금덩이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카드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사보타지'는 총 3라운드로 진행하며, 3라운드 동안 가장 많은 금덩이를 모은 사람이 승자가 된다.
사보타지 2
'사보타지 2'에서 추가된 사항
사보타지 딜럭스에는 사보타지1(기본판)뿐만 아니라 '사보타지 2'도 같이 들어 있다. 기존의 사보타지에 익숙해졌다면, 사보타지 2를 추가해 더욱 다채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전체적인 게임 방법과 승리 조건은 거의 동일하지만 새로운 역할 카드, 굴 카드, 행동 카드가 추가됐다.
사보타지 2에서 새로 생긴 역할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기존의 광부가 2개의 팀으로 나뉜다는 점이다. 사보타지 2에서는 각각 파란색 광부와 초록색 광부로 나뉘어 게임이 진행된다. 2개의 팀으로 나뉜 광부들은 금을 찾는다는 목적은 동일하지만 서로 경쟁을 한다.
또한, 사보타지 2에는 대장, 부당 이익자, 지질학자 등 3가지 역할이 추가됐다. 첫째, 대장은 파란색 광부와 초록색 광부 중 어느 팀이 이기더라도 승리한다. 하지만 승리 조건이 쉬운 대신 라운드가 끝나고 보수를 받을 때 금덩이를 한 개 더 적게 받는다. 둘째, 부당 이익자는 광부들이 승리하든 방해꾼이 승리하든 관계없이 늘 승리하는 역할이다. 그 대신 라운드가 끝나고 보수를 받을 때, 승리한 사람들보다 금덩이를 2개 적게 받는다. 부당 이익자는 어느 편이어도 상관이 없기 때문에, 상대방 입장에서는 광부인지, 방해꾼인지 파악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셋째, 지질학자는 광부와 방해꾼들과의 대결과는 무관하게 다른 목표를 가졌다. 대신 새로운 굴 카드에 있는 수정을 모으는데, 이 수정의 개수만큼 나중에 금덩이를 받게 된다. 즉, 게임의 승패와 무관하게 의도적으로 수정이 있는 길을 놓는 플레이어가 있으면 지질학자라고 추측할 수 있다.
<사보타지2에서 새로 추가된 역할인 대장, 부당 이익자, 지질학자 카드>
한편, 사보타지 2에서는 새로운 굴 카드도 추가됐다. 새로운 굴 카드는 단순한 길만 있는 사보타지 1보다 더 다채로운 상황을 만든다. 사다리나 구름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지하통로 카드는 길이 단순한 일직선으로 연결되지 않게 만든다. 그리고 문이 있는 통로 카드가 추가됐는데, 이 문의 색깔에 따라 길을 연결할 수 있는 광부들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문 색깔이 파란색이면 파란색 광부들만 이 길을 통해 목적지까지 길을 연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정이 있는 굴 카드가 있다. 수정은 길의 연결 상태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라운드가 마무리되고 지질학자 받는 보수에 영향을 끼친다.
<사보타지2에서 추가된 사다리, 문이 있는 통로, 수정이 있는 통로 카드>
서로 간의 견제를 활성화 해주는 행동 카드도 여럿 추가됐다. 다른 사람의 역할 카드를 볼 수 있는 염탐 카드, 자신의 역할과 다른 사람의 역할 카드를 바꿀 수 있는 있는 직업 바꾸기 카드, 상대방과 손에 있는 카드를 모두 바꾸는 카드 등이 추가됐다. 또한, 상대방이 아무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감옥 카드와 감옥 탈출 카드, 라운드가 끝나고 금덩이를 훔쳐올 수 있는 도둑 카드가 생겼다. 이로 인해 플레이어들 간의 견제가 더욱 활발해졌다. 이렇듯 새로운 역할 카드, 굴 카드, 행동 카드들로 게임은 더욱 풍성해졌고, 전략적인 면은 더욱 강화됐다.
<사보타지2에서 추가된 행동카드인 염탐, 감옥, 도둑카드>
사보타지 딜럭스, 그 재미 요소는?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말 것!
'사보타지'는 게임 특성상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게 된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는 항상 광부가 방해꾼보다 많다. 보통 광부는 방해꾼보다 2~3배 많은 인원으로 구성된다. 방해꾼은 항상 소수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자신의 정체가 발각되면 광부들의 집중 견제로 패배하기 쉽다. 그래서 게임은 보통 모두가 '광부인 척'하면서 진행되기 마련이다. 광부의 경우, 자신이 광부임을 내세우며 목적지로 길을 개척하면 된다. 반면, 방해꾼의 경우,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적당히 광부에게 협조해 광부 행세를 하면서 광부들이 서로를 의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면서 결정적일 때 반전을 선사하며 광부들이 금덩이가 있는 목적지로 길을 뚫지 못하게 해야 한다. 광부 역할에 비해 난이도가 높지만, 성공한다면 높은 성공 보수를 누릴 수 있다.
단체전 속 개인전의 묘미
'사보타지'는 기본적으로 광부 대 방해꾼의 팀 대결로, 서로의 정체를 빨리 파악해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광부의 경우 서로 간의 정체를 파악하면 소수인 방해꾼을 견제해 게임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다. 이렇게만 본다면 '사보타지'는 팀을 이루어서 진행되는 단체전 게임이자, 광부 쪽이 유리한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막상 실제로 해보면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승리할 때 받는 금덩이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광부들이 승리할 경우, 광부들은 게임에 참여한 전체 수만큼 금 카드를 가져온 뒤, 가장 마지막으로 목적지 카드에 연결되는 길을 놓은 광부부터 한 장씩 금 카드를 가져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승리한 광부들 사이에서도 승리 보수의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그 차이 때문에 광부들 사이에서 분열이 나타나 광부들이 서로를 견제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방해꾼이 끼여들 여지가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 단 1장의 빈 칸만이 남아있는 경우, 광부들은 자기가 먼저 길은 놓아서 좀 더 많은 금덩이를 배분받고 싶은 욕심에 서로를 견제할 수도 있다. 반면, 방해꾼은 승리했을 시 서로 똑같은 양의 금덩이를 받게 되므로, 서로를 견제하는 일이 없다.
또한, 이 게임의 승리 조건은 3라운드를 진행해 가장 많은 금을 모으는 것이다. 따라서 2라운드나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자신이 전체 게임의 승자가 되기 위해 역할에 관계없이 금덩이를 많이 가진 사람을 견제할 수도 있다.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사보타지'는 단체전이면서도 개인전인 보드게임이다.
간단한 규칙, 치열한 눈치 싸움
'사보타지 딜럭스'는 간단한 규칙과 쉬운 플레이 방법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그러면서도 적절한 전략 싸움, 서로 간의 심리 대결이 치열한 게임이기도 하다. 게임 플레이 인원 수도 2~12명으로 폭넓어, 친한 친구 사이 또는 많은 인원들이 함께하는 모임에서 즐기기 적합하다. 게임에 대해 자세한 정보는 다이브다이스(http://me2.do/GhXwXzWa)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코리아보드게임즈(대표 정영훈, http://www.koreaboardgames.com)는 보드게임 퍼블리싱과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1위 보드게임 기업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 보드게임 3,000여 종을 유통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보드게임 커뮤니티 divedice.com을 운영하고 있다.
글 / 코리아보드게임즈 정진호
편집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