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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로저스. 스포츠동아DB
-소인국에 온 걸리버? VS 대인국에 온 걸리버?
-초반 4G 방어율 1.31…이후 4G 방어율 5.68
-연이은 난조 속 한화 와일드카드 꿈도 절망적
‘괴물 투수’도 지친 것일까. 아니면 ‘공룡 방망이’가 막강한 것일까.
한화 외국인투수 에스밀 로저스(30)가 국내 데뷔 후 한 경기 최소이닝과 최다실점을 동시에 기록하는 최악의 투구를 했다. 로저스는 1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3이닝 만에 강판당했다. 3이닝 동안 무려 71개의 공을 던지며 홈런 1방을 포함해 8안타 1볼넷 2사구 1탈삼진 6실점(6자책점)을 기록했다. 보크도 1차례 기록하는 등 2회 4점, 3회 2점을 내주고 허무하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3이닝 만에 조기강판됐기 때문에 8안타로 끊었지만, 이에 앞서 최근 2차례 등판(8일 잠실 LG전 8이닝 12안타, 13일 사직 롯데전 8.1이닝 10안타)에서 모두 두 자릿수 안타를 허용한 바 있어 이날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로저스는 8월 6일 대전 LG전을 시작으로 8월 22일 광주 KIA전까지 초반 4차례 등판에서 무려 3차례나 완투를 해내는 괴력을 뽐냈다. 3연승 무패에 방어율도 1.31이었다. 그러나 이후 이날까지 4차례 등판에서는 1승2패를 기록했고, 25.1이닝 동안 18실점(16자책점)으로 방어율이 5.68에 이르고 있다. 시즌 방어율도 전날 2.54에서 3.32로 치솟았다.
초반 활약은 ‘소인국에 온 걸리버’ 마냥 압도적이었으나, 갈수록 ‘대인국에 온 걸리버’처럼 상대 타선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두 얼굴의 사나이’ 로저스는 어떤 얼굴이 진짜일까. 상대팀의 분석에 이제 당하는 것일까. 데뷔 초반 연이은 완투 페이스로 던지면서 지친 것일까.
로저스의 어깨에 운명을 걸고 있던 한화는 ‘유일한 희망’ 로저스의 조기 강판으로 절망에 빠졌다. 이날 5위 롯데가 패했지만 한화도 동시에 패하면서 잔여경기에서 뒤집기는 여의치 않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