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최정원. 동아닷컴DB
■ 1999년 9월 21일
최근 작곡가 겸 가수 주영훈과 연기자 이윤미 부부가 둘째딸을 얻었다. 이윤미는 자신의 집에서 수중분만으로 아이를 낳았다. 이 과정은 19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담겨 공개돼 많은 시청자의 감동을 자아냈다. 이윤미는 “첫째딸에게 특별한 경험을 해 주고 싶었다. 출산의 두려움을 지우면 축제의 분위기로 즐길 수 있겠더라”고 말했다. 아내의 힘겨운 출산 과정을 함께한 주영훈은 “아내가 같이 숨쉴 때 나도 쉬고, 손을 꽉 잡을 때 똑같이 느껴졌다. 내 배가 아픈 건 아니지만 나도 아픈 것처럼 느껴졌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처럼 수중분만은 출산과정을 모든 가족이 함께 경험하며 더욱 두터운 애정을 교감하게 하는 듯 보인다. 주영훈·이윤미 부부 이전에 이미 수중분만을 통해 아이를 얻은 스타들이 있다.
1999년 오늘 오전 11시32분, 뮤지컬 배우 최정원(사진)이 서울 한양대병원에서 3.2kg의 아이를 낳았다. 국내 최초의 수중분만이었다. 최정원은 이날 박문일 교수의 도움으로 출산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최정원은 섭씨 37도의 물이 담긴 욕조에 남편과 함께 앉아 1시간 30분간 아이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별다른 고통 없이 분만했다.
수중분만은 1960년대 러시아에서 시작돼 프랑스 의사 오당에 의해 서구권에서는 이미 보편적인 분만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양수와 비슷한 환경이어서 출산시 태아의 상태가 편안하며, 산모 역시 진통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이 줄어들고 자궁 수축으로 인한 통증과 불편함도 줄일 수 있다”고 두산백과는 설명하고 있다.
수중분만은 자연주의 출산의 하나로 인식된다. 자연주의 출산은 촉진제나 무통주사 등 의학적 도움 없이 산모의 힘과 의지로 아이를 낳는 방식이다. 불필요한 의학적 개입을 배제하고 순수한 출산의 과정을 통해 산모가 출산의 진정한 주체가 되고 가족들 역시 그 과정을 함께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울 수 있는 또 하나의 출산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