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수·정치부
19대 국회를 마무리하는 이번 국감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는 ‘역시나’ 하는 탄식으로 되돌아왔다. 국감을 지켜본 사람들의 입에서도 “이런 국감을 뭐 하러 하나”라는 말이 이구동성으로 나오고 있다.
여야는 당장 7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이 더 급해 보였다.
국감 현장을 지휘하는 여야 원내사령탑은 서로 ‘네 탓 하기’에 바쁘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18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야당의 트집 잡기 정치 공세 행태로 국감이 파행을 거듭하는 등 정치국감으로 변질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에 질세라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도 여당이 국감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집중 공격한 것과 관련해 “일간베스트 수준의 질의를 한 것은 국감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하지만 국민의 눈에는 국감 정쟁이 ‘도토리 키 재기’로 보일 뿐이다.
이제라도 국감을 부활시킨 초심(初心)으로 돌아가면 어떨까.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해 국리민복에 기여하는 국감 본연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나마 질타의 소리가 나온다는 것은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국감 무용론보다 더 무서운 것은 무관심과 체념이다.
홍정수·정치부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