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맘들이 애용하는 블로그들은 정부에 대한 성토로 도배되어 있다. 전업맘은 육아에 쏟을 시간이 충분한데 어린이집에 종일 자녀를 맡길 필요가 있느냐는 인식이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본인이 아프거나 집안에 돌봐야 할 노인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전업맘 전체를 국가예산이나 축내는 파렴치한 집단으로 몰았다는 것이다. 좌파 진영인 한국여성단체연합도 “이번 조치는 양육의 주체를 여성의 몫으로 간주하는 증거”라며 거들고 있다.
▷야당도 국정감사를 통해 이 논쟁에 뛰어들었다. 2016년도 보육예산은 10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700억 원이 줄었다. 무상보육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데 맞벌이 여성에게만 종일반 혜택을 주는 것은 약속 파기이자 복지 후퇴라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알고 보면 감축된 1700억 원 가운데 1300억 원은 저출산에 따른 자연감소분으로 실제 감축액은 400억 원이다. 전업맘의 종일반 이용을 제한해도 삭감되는 비용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은 복지 구조조정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