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흡연만큼 치명적인 ‘3차 흡연’
흡연자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담배의 독성 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서울시청 앞에서 몸에 해로운 담배를 물리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어린이들의 모습. 동아일보DB
2차 흡연은 흡연자가 피운 담배의 연기를 비흡연자가 마시는 것. 우리가 보통 ‘간접흡연’이라 부르는 것으로 그 위험성은 오랫동안 논의됐고 증명돼 왔다. 3차 흡연은 연기를 마시지 않고도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 담배의 독성 물질을 다양한 경로로 접하는 것. 즉 니코틴, 타르 등 담배의 독성 물질이 벽이나 가구, 옷, 장난감, 먼지 등에 붙어 있다가 인체와 접촉해 호흡기 등을 통해 흡수되는 걸 의미한다. 이런 3차 흡연도 1, 2차 흡연만큼 위험할까? 전문가들은 “그렇다”라고 강조한다.
이선영 건강증진개발원 금연정책기획팀장은 “2011년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가 집안에서 흡연을 하지 않았는데도 흡연자 가정의 먼지 속 니코틴 농도는 비흡연자 가정에 비해 최고 21배까지 높고, 바닥과 벽면 등에서 최대 150배 많은 니코틴이 측정됐다”고 설명했다. 즉 흡연자가 몸이나 옷 등에 묻힌 니코틴이 온 집안에 축적될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쌓인 니코틴은 아이를 포함해 비흡연자인 가족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
요즘 담배 관련 예절이 강조되면서 아이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크게 줄었다. 하지만 담배를 피운 후 아무리 양치를 하고 손을 씻는다고 해도 부모 등 보호자의 흡연 자체가 아이를 3차 흡연에 노출되게 한다는 걸 의미한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어릴 적 담배와 접하면 폐 성장에 악영향을 미쳐 성인이 된 후 기관지염과 폐렴, 천식 등에 쉽게 걸리는 건 물론, 폐 관련 암과 감염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며 “영유아 및 어린이 자녀를 뒀다면 본인뿐 아니라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