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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공장 1160명 신규채용”… 쨍하고 해 뜬 진천-음성

입력 | 2015-09-22 03:00:00

[2015 리스타트 다시 뛰는 기업들]<7>한화큐셀 공장 2곳 건설




한화큐셀이 약 910억 원을 투자해 충북 음성군 금왕읍에 짓고 있는 태양광 모듈 공장 모습. 올해 연말 공장 완공에 맞춰 한화큐셀은 760여 명의 직원을 새로 뽑고 있다. 한화큐셀 제공

18일 방문한 충북 진천군 이월면 한화큐셀의 태양광 셀 공장은 대지 13만3141m²의 허허벌판에 지어지고 있었다.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오갔고 그때마다 흙먼지가 날렸다. 외관은 제법 형태를 갖췄고, 공장 내부에선 조명을 달고 공조기를 설치하는 설비공사가 한창이었다.

이날 공사에 나선 인부는 약 1200명. 올해 4월에 공사를 시작해 연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어 건물 1층, 내·외부, 옥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축구장 4개 면적의 이 공장은 진천 산수산업단지 내 가장 큰 규모의 시설이다.

셀 공장에서 승용차를 타고 동쪽 방향으로 약 20분을 달리자 한화큐셀의 또 다른 건설 현장인 음성 공장(충북 음성군 금왕읍 소재)이 나왔다. 이곳에선 태양광 모듈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7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바닥 기반 공사를 마친 상태. 기자가 방문했을 땐 골조 공사가 한창이었다. 대형 크레인이 골조를 옮기면 인부 2명이 달라붙어 바닥에 고정시켰다. 모듈 공장 역시 올해 연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시키고 있었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충북 진천과 음성에는 각각 태양광 셀 공장, 모듈 공장이 동시에 지어지고 있다. 그 덕분에 지역 경기도 살아나고 있었다.

○ “인재 구합니다”

한화큐셀이 두 개의 공장을 동시에 건설하게 된 것은 4월 미국 전력회사인 ‘넥스트에라 에너지’와 맺은 계약 때문이다. 한화큐셀이 올해 말부터 내년 말까지 총 1.5GW(기가와트) 규모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기로 한 것. 1.5GW는 시간당 25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단일 공급 계약 중 세계 최대 규모다.

태양광 모듈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태양광 셀→태양광 모듈’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한화는 폴리실리콘부터 모듈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생산하고 있지만 대부분 해외에서 만들었다. 특히 셀과 모듈 공장은 국내에 아예 없었다.

“넥스트에라 에너지와 계약을 맺은 후 중국과 말레이시아에 있는 공장 증설을 고민했습니다. 한국은 인건비가 비싸니까요. 하지만 한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국내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높은 인건비는 생산성으로 극복하기로 했습니다.” 음성 공장에서 만난 홍정권 한화큐셀 음성사업장장은 이처럼 말하며 “한국 공장은 중국 공장보다 생산성을 10% 이상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큐셀은 음성 공장에 올해 들어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2개 라인을 이미 지었고, 현재 공사가 끝나면 4개 라인을 추가로 갖춘다. 6개 라인을 가동하려면 총 760명 정도 직원이 필요하다. 홍 사업장장은 “면접 때문에 너무나 바쁘다. 토요일에도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큐셀은 엔지니어와 관리직 직원에게 제공하기 위해 공장 인근에 원룸도 지속적으로 계약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장 인근에는 ‘원룸 있음’이라고 적힌 딱지를 쉽게 볼 수 있었다. 금왕읍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소는 “신축 건물의 원룸을 구하려면 보증금 500만 원에 최소 월 40만 원을 줘야 한다. 1년 전과 비교해 20%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 충북 건설 관련 업체 ‘환호’

정오가 되자 음성 공장에 ‘공기밥’이란 상호를 붙인 차량 1대가 들어왔다. 인부들은 공사장 한쪽에 마련된 컨테이너로 와 도시락을 받아 들었다.

“도시락 업체뿐 아닙니다. 굴착기, 지게차, 덤프트럭 등 장비업체들이 모두 공장 건설의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공장 건설과 관련해 어림잡아 5000명은 이번 공사로 혜택을 봤을 겁니다.” 음성 토박이 건설업체인 안도종합건설의 박철우 대표의 말이다. 그는 음성 공장 건설 건을 수주해 현장을 총지휘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화큐셀이 지역 건설업체를 선정해 줘 요즘 같은 불경기에 큰 힘이 됐다. 올해 매출액의 절반은 음성 공장 건설에서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술자 4명을 추가로 고용했다. 한화큐셀의 투자가 지역에서 연쇄적으로 고용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한화큐셀은 음성과 진천 공장 건설에 올해 약 4910억 원을 투자하고 1160여 명의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한화그룹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올해 투자액은 약 3조2000억 원으로 커진다. 이는 지난해(1조3000억 원)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액수다. 한화는 태양광 셀 및 모듈 공장 신설뿐 아니라 면세점 시설투자,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 기존 사업 유지 및 확대 등 분야에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음성·진천=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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