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밤(왼쪽), 밤비노 등 일부 걸그룹들이 관객의 연령을 고려하지 않은 민망한 무대로 구설수에 올랐다. 사진출처|인터넷 화면 캡처
속옷 노출·적나라한 타이즈 의상 구설수
음악방송 출연 위한 ‘노이즈마케팅’ 분석
평론가 “걸그룹 성상품화에 갇히게 될것”
아직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 걸그룹들의 민망한 노출이 담긴 ‘직캠’ 영상이 SNS상에 퍼지면서 여러 말들을 낳고 있다. 이들이 무대에서 속바지를 착용하지 않아 속옷을 노출하거나, 너무 짧은 핫팬츠로 엉덩이 일부를 드러낸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의 호기심 어린 클릭세례를 받고 있다. 여성그룹이 섹시한 매력을 뽐내는 것도 좋지만, 그 무대가 펼쳐지는 행사가 청소년, 가족단위 관객이 모인 자리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걸그룹 스스로도 성상품화에 갇힐 개연성도 높아진다.
2012년 데뷔한 여성 4인조 식스밤이 최근 서울 대학로의 한 축제에 속옷이 훤히 비치고 몸의 곡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연두색 형광타이즈를 입고 공연하는 영상이 ‘식스밤 대학로 게릴라 직캠’ 등의 이름으로 온라인에 퍼져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의상 속으로 드러난 속옷과 신체가 너무 적나라해 ‘민망하다’는 반응이 많다.
앞서 4인조 밤비노는 전북 군산의 한 고등학교 축제에 올라 짧은 핫팬츠 차림으로 허리를 돌리는 춤으로 구설에 올랐다. 노출 의상과 수위 높은 춤이 고교축제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 부산에서 열린 지역민방 공개방송 무대에서 데뷔 2년차인 칠학년일반의 한 멤버는 속바지를 입지 않고 무대에 올라 치마를 걷어 올리는 춤을 춰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속바지냐 속옷이냐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소속사 측은 “바쁜 스케줄에 스타일리스트가 그만 속바지를 챙기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해 많은 이들을 당황하게 했다.
대부분의 걸그룹은 섹시 콘셉트의 신곡을 준비할 경우, 청소년이나 노년층 관객을 고려해 2가지의 버전의 안무와 의상을 준비해, 때와 장소를 가려가면서 융통성 있게 무대를 꾸민다. 하지만 일부 걸그룹들이 청소년이 지켜보는 행사에서도 차별 없는 의상과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이 때문에 이들의 ‘야한’ 무대는 이슈를 만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의구심을 받는다. 음악방송 출연기회를 얻기 어려운 신인들이 음악방송의 부름을 받을 수 있는 명분과 계기를 만들기 위한, 의도된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시선이다.
작년 가을 EXID 하니가 직캠으로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관심을 얻은 후 음악방송에 출연했고, 1위까지 오르는 기적 같은 일을 만들었다. 이후 신인 걸그룹 사이에선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직캠’을 유도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강태규는 “걸그룹의 의상과 퍼포먼스가 자꾸 선정성의 시각으로 비춰지다보면 걸그룹이 원래의 존재가치를 잃고 성상품화에 갇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