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2011∼2015년 소송 全數조사
제소 주저하던 기업들 점차 “법대로”… 他社-정부-전현직원 등 전방위 대상
소송가액 1713억→9394억원 폭증
삼성전자는 퇴직한 직원이 최근 회사를 상대로 100억 원대의 직무발명 보상금을 달라는 소송을 냈다. LG화학은 기저귀 등에 사용되는 고흡수성수지(SAP)를 두고 일본 선두 기업과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사내 하도급업체 근로자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소송 등 근로자와의 분쟁이 잇따르고 있고, 롯데는 물품 대금을 둘러싸고 거래업체와 다투거나 소비자와 분쟁하는 사례가 많다.
동아일보가 2011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4년 반 동안 서울중앙지법과 서울행정법원 등에 제기된 5대 그룹 관련 소송을 전수 조사한 결과 분쟁 액수가 매년 2배가량으로 증가한 것으로 21일 파악됐다. 2011년 1713억 원 규모였던 소송 액수는 2012년 2229억 원, 2013년 4939억 원, 2014년 9394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는 2094억 원이었다. 지난 4년 반 동안 총 2551건의 분쟁이 일어났고 분쟁 액수는 총 2조37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5대 그룹의 소송 대상이 국내외 경쟁 기업뿐 아니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전·현직 임직원, 소비자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세무당국을 상대로 한 조세 소송은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정부의 눈치를 보며 소송을 주저했으나 이제는 ‘법대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배석준 eulius@donga.com·신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