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곡성 등 7개 시군도 AI 빨간불” 정부-KT 빅데이터 분석해 예측 “66개 읍면동으로 확산 가능성”… 23일 전국 농장-도축장 일제 소독
광주와 전남 담양군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추가로 검출되면서 세종시 전동면 심중리의 한 가금류 농장에서 세종공주농협축산 직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세종=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농림축산식품부는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과 전남 담양군 담양시장의 가금류 판매장 2곳에서 AI 항원을 지닌 오리를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관계 당국은 해당 시장에서 판매하던 오리 분변과 살아 있는 오리의 인후에서 채취한 시료를 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인플루엔자로 최종 확진했다.
이번 검출로 광주·전남의 AI 의심 가금류 발생 지역은 4곳으로 늘었다. 농식품부는 광주, 담양에서 검출된 AI가 14일 전남 나주, 강진 지역에서 발견한 바이러스와 동일한 것인지 유전자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중간 유통상 등을 통해 최초 발병 오리가 광주와 담양의 시장까지 간 것인지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AI가 향후 16개 시도, 66개 읍면동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농식품부와 KT가 공동 개발한 ‘AI 확산 위험도 분석’에 따르면 현재 발생한 4곳 외에도 광주 광산구와 전북 부안군, 전남 곡성군 영암군 장흥군 함평군 순천시 등 호남 지역 7개 시군에서 AI 추가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 당국은 추석을 앞둔 상태에서 AI가 발견되면서 전국 확산을 막기 위해 비상근무를 시작했다. 농식품부는 14일 나주와 강진에서 6월 10일 이후 3개월 만에 고병원성 AI가 검출됐을 때 24시간 동안 광주·전남의 모든 축산 농장의 출입을 통제하는 ‘일시 이동중지’(스탠드 스틸)를 발동했다. 하지만 이번에 검출된 AI가 나주와 강진에서부터 퍼져 나갔을 경우 방역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추석 귀성객을 대상으로 축산 농가 방문 자제를 당부하는 홍보 캠페인을 시작한다. 23일과 30일에는 전국의 모든 가금류 농장과 도축장을 대상으로 일제 소독에 나선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24시간 비상근무 체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추가 확산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방역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