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심도깊은 논의” 이어 재언급 “총회 참석해 평화통일 지지 확보”… 당국자 “급변사태 상정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 문제의 심도 깊은 논의’를 다시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유엔총회 참석에 대해 “한반도 평화통일과 동북아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이해를 높이고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심도 깊은 논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5일 출국해 추석 연휴 기간에 제70차 유엔총회와 유엔개발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날 발언이 새로울 게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통일된 한반도는 새로운 동북아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통일 문제를 심도 깊게 논의했다고 밝힌 이후 ‘통일’ 언급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4일 귀국 비행기에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중국과 협력하기로 이야기가 됐다. 다양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8일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총재와 접견 때는 통일경제 효과가 화제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9일 ‘2015 서울안보대화(SDD)’ 기조연설에서도 “통일은 북핵과 인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준비위원회에 관여하는 한 전문가는 “국정 최고책임자가 잇달아 통일을 공개 언급할 때의 부작용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12, 15일자에서 “남조선의 통일외교를 풀어헤치면 드러날 것은 ‘체제통일(흡수통일)’ 흉계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통일 준비는 국정 목표의 하나인 만큼 대통령의 언급은 당연한 것”이라며 “급변사태를 상정한 것도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