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김성근이비인후과 원장(오른쪽)이 난청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난청 환자는 조기 진단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성근이비인후과 제공
노인성 난청은 특수한 질환이 아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치료는 한정된 사람만이 받는다. 난청을 인지한 후 3년 동안 청력검사를 받지 않았던 박모 씨(65)에게서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박 씨는 TV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지만, 병원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한다. 청력손실이 심한 사람이 보청기를 착용한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3년이 지난 후 클리닉에 내원한 박 씨는 뒤늦게 보청기 치료를 시작했다. 내원하는 고객들 중 박씨처럼 난청을 방치하다 보청기 착용을 뒤늦게 결정하는 사람이 꽤 있다.
보청기는 노인성 난청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해결책이다. 또 노인성 난청은 마라톤과도 같이 오랫동안 치료해야 한다. 난청의 방치 정도, 개인의 난청 정도, 난청 유형에 따라 마라톤 구간과 시간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청각은 소리의 진동이 귓속의 청각세포까지 전달되는 ‘귀의 청각’과 청각세포에서 청신경을 통해 대뇌에 소리를 전달하는 ‘뇌의 청각’이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두 청각 기능을 자극하려면 그만큼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친척들이 모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추석이 다가온다. 노인성 난청을 겪는 사람들은 여러 명이 모인 자리가 불편하다고 호소한다. 여러 소리가 동시에 들려 한 곳에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화에 참여해보지만, 난청인이 느끼는 그 외로움은 이루 상상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인생을 위해 3H(Happy, Health, Hope)를 강조한다. 행복, 건강, 희망. 난청은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방해하는 요소다. 노인성 난청을 방치하면 우울증·치매의 유병률을 상승시킨다는 사실은 익히 소개됐다. 조기진단으로 마라톤의 시간을 줄이고, 경력이 풍부한 전문가를 통해 마라톤 완주를 가능케 해야 한다. 그렇다. 가장 필요한 것은 조기진단이다.
김성근 원장 김성근이비인후과·청각클리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