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내 선수들 대부분이 감독보다 급여를 많이 받으면 (선수들이) 감독을 뭐로 보겠나.”
2년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지휘봉을 놓은 ‘맨유의 전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74)이 세계 최고 몸값의 감독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을 털어놨다. 22일 출간한 자서전 ‘리딩(Leading)’을 통해서다.
맨유는 2010년 이적을 원하는 웨인 루니(30·맨유)를 붙잡는 과정에서 루니의 주급을 3배 가까이 올려줄 수밖에 없었다. 이 때 퍼거슨 당시 감독은 “루니가 나보다 2배나 더 많은 돈을 받는 것은 불공평하다. 팀에서 나보다 연봉을 더 많이 받는 선수는 없어야 한다”며 구단주에게 따졌다. 구단주도 이 말에 흔쾌히 동의하며 퍼거슨 당시 감독은 연봉 1300만 파운드(약 238억 원)를 받는 지도자가 됐다.
퍼거슨 전 감독은 에이전트 무용론도 거론했다. 그는 “(에이전트는) 축구계에서 불미스러운 한 부분이 돼버렸다. 선수들에게 에이전트는 필요 없다”고 했다. 퍼거슨 전 감독의 아들은 몇몇 맨유 선수들의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다. 아들이 가진 직업에 대해 대놓고 “필요 없다”고 할 만큼 에이전트에 대한 퍼거슨 전 감독의 불신이 깊다는 의미다.
퍼거슨 전 감독은 맨유의 차기 감독으로 라이언 긱스 맨유 코치(42)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당장은 루이스 판 할 감독과 긱스가 팀에 오랫동안 함께 남아 있기를 바란다”며 “그래야 긱스가 지휘권을 탄탄하게 넘겨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