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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전설’ 퍼거슨, 최고 몸값의 감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입력 | 2015-09-22 21:00:00


“팀 내 선수들 대부분이 감독보다 급여를 많이 받으면 (선수들이) 감독을 뭐로 보겠나.”

2년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지휘봉을 놓은 ‘맨유의 전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74)이 세계 최고 몸값의 감독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을 털어놨다. 22일 출간한 자서전 ‘리딩(Leading)’을 통해서다.

맨유는 2010년 이적을 원하는 웨인 루니(30·맨유)를 붙잡는 과정에서 루니의 주급을 3배 가까이 올려줄 수밖에 없었다. 이 때 퍼거슨 당시 감독은 “루니가 나보다 2배나 더 많은 돈을 받는 것은 불공평하다. 팀에서 나보다 연봉을 더 많이 받는 선수는 없어야 한다”며 구단주에게 따졌다. 구단주도 이 말에 흔쾌히 동의하며 퍼거슨 당시 감독은 연봉 1300만 파운드(약 238억 원)를 받는 지도자가 됐다.

퍼거슨 전 감독은 “자동차 정비사나 간호사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나는 최고 수준의 축구 선수들이 그에 걸맞은 충분한 보수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결국 재능 있는 선수들이 고액 연봉을 받는 건 이해하지만 그런 선수들을 거느리는 자신은 더 많은 연봉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퍼거슨 전 감독은 에이전트 무용론도 거론했다. 그는 “(에이전트는) 축구계에서 불미스러운 한 부분이 돼버렸다. 선수들에게 에이전트는 필요 없다”고 했다. 퍼거슨 전 감독의 아들은 몇몇 맨유 선수들의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다. 아들이 가진 직업에 대해 대놓고 “필요 없다”고 할 만큼 에이전트에 대한 퍼거슨 전 감독의 불신이 깊다는 의미다.

퍼거슨 전 감독은 맨유의 차기 감독으로 라이언 긱스 맨유 코치(42)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당장은 루이스 판 할 감독과 긱스가 팀에 오랫동안 함께 남아 있기를 바란다”며 “그래야 긱스가 지휘권을 탄탄하게 넘겨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