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 수도에 2014년 10월 개교 강사-실습장비 부족해 학생들 불만 비좁은 강의실서 한꺼번에 수업 일부 학생 외국大 전학 의사 밝혀
인하대가 국내 대학의 첫 해외 진출 사례라며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세운 IUT. 하지만 부실 수업 등으로 현지 학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인하대 제공
22일 인하대와 전 IUT 직원, 현지 학생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문을 연 IUT는 강사 부족과 실험실습 장비 부실 등의 문제가 제기돼 학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앞서 인하대는 지난해 2월 우즈베크 정부와 IUT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우즈베크 정부가 대학 설립을 지원하고 인하대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우수 학생을 키워 내는 방식이다. 같은 해 6월 박근혜 대통령 순방 기간에 계약이 마무리됐고 4개월 뒤 개교했다.
IUT에는 정보통신공학과(ICE)와 컴퓨터공학과(CSE) 등 2개 학과가 있다. 이 중 CSE의 경우 개교한 지 1년이 되도록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를 가르칠 강사가 없어 실습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험실습 장비도 자주 고장을 일으켜 현지 학생이 학교 게시판에 불만의 글까지 올리는 실정이다. IUT가 구입한 1차 실습장비 구매액은 약 22만 달러(약 2억5800만 원). 실습장비는 국내 S과학을 통해 수의계약이 이뤄졌다. 이는 2000만 원 이상 2개 업체 비교 견적, 3000만 원 이상 최저가 입찰이라는 대학 구매 입찰 규정이 적용되지 않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파장검사를 하는 ‘오실로스코프’의 경우 대당 660달러에 구입했다. 이 장비는 알리바바 등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대당 200달러에 판매된다.
이에 대해 이승걸 IUT 단장은 “S과학은 우즈베크 측의 요청에 따라 선정된 업체다. 물리실험 기자재는 개교 당시에 IUT가 직접 수입해 간 장비로 실험실습 장비 구매 과정에서의 비리는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인하대의 한 관계자는 “우즈베크 현지 총장이나 현지 관계자가 국내 S과학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 S과학은 오랫동안 인하대 일부 공대 학과에서 과거부터 거래한 업체로 교수들이 IUT에 추천해 준 업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가중되자 인하대는 IUT 운영 전반에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해 최근 감사팀을 꾸려 대대적인 감사에 착수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인하대는 ‘교육 한류’의 첫 사례라며 11월 2일 개교 1주년 기념식을 열기로 하고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우즈베크 현지로 초청했다.
당초 1주년인 10월 2일 기념식을 열 계획이었지만 국정감사 등으로 황 부총리의 참석이 어려워지자 행사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IUT 기념식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IUT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