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은 2013년 ‘민주시민 교과서’라는 보조교재 4종을 개발해 지난해부터 관내 초중고교에 보급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안을 통해 시민의식을 기르고 민주주의적 태도를 교육하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교 교재에서 ‘평화를 지키는 방식’으로 영국 해군기지에 들어가 핵잠수함 장비를 손상시킨 시민운동가가 무죄를 받은 사례를 들고, ‘평화를 지키는 활동’으로 이 시민운동가가 참여한 2012년 제주 해군기지 반대시위를 소개하는 식으로 편향된 내용을 가르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제주 해군기지는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위한 필수 요소”라며 건설을 결정해 올해 말 완공된다. 북 도발 시 동해와 서해 전방해역으로 신속히 함정을 보내고 일본과 중국의 해양군사력 확대에 맞서게 될 핵심 시설임에도 일부 주민들과 좌파 시민단체들은 “미군기지로 사용될 것” “중국을 자극할 것”이라며 반대하는 바람에 완공까지 8년이나 걸렸다. 건설 과정과 절차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불법 시위세력의 공사 방해가 이어지자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해군에 손실배상을 청구해 이미 273억 원을 받아냈다. 대림건설도 최근 231억2000만 원의 배상금을 청구한 상태다.
도교육청의 교재는 이런 내용을 다 담지도 않았고, 해군기지 찬성 여론은 언급도 없다. 그렇다면 무슨 근거와 의도로 기지 건설이 평화에 위협이고, 불법 시위는 평화를 지키는 행동으로 교육하는지 묻고 싶다. 경제 관련 내용에서도 이념 편향성은 좌파 시민단체나 전교조와 한 치도 다르지 않다. 투자개방형 병원과 관련해 부자환자 유치 경쟁, 의료 양극화, 병원비 인상 등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시장경제 대신 공유경제를 강조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