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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회장 “미래사업에 13조 투자… 4차 산업혁명 주도” 黃의 비전

입력 | 2015-09-24 03:00:00

[황창규 회장, KT 청사진 제시]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KT올레스퀘어에서 황창규 KT 회장이 ‘스마트 셋톱박스’를 양복 주머니에서 꺼내 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스마트 셋톱박스는 기존 셋톱박스보다 크기는 4분의 1로 작아진 반면 전력 소비는 70% 줄였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13년 전 메모리 반도체 용량이 매년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을 발표했던 황창규 KT 회장이 이번에는 ‘황의 비전’을 들고 나왔다. 우리 삶의 모든 분야가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하면서 맞게 될 4차 산업혁명을 KT가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이 비전은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민기업 KT만이 실현시킬 수 있다”면서 “과거 ‘생활의 일부’였던 통신은 앞으로 ‘생활의 모든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20년까지 ICT융합 매출 5조 목표”

황 회장은 23일 한성전보총국 설립(1885년 9월 28일)을 시점으로 하는 국내 통신 1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무선인터넷 속도를 지금보다 20배 향상시키고, 미래성장 사업에 13조 원을 투자해 곧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을 이끌겠다는 내용을 담은 KT 청사진을 발표했다. 황 회장은 “1차 산업혁명이 증기기관, 2차는 전기, 3차는 컴퓨터에 의해 이뤄졌다면 2020년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 4차 산업혁명은 ICT 융합서비스에 의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지난 130년 동안 유무선 네트워크 운영 노하우를 쌓아온 KT가 막대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ICT 융합서비스를 가장 잘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황 회장이 제일 먼저 강조한 것은 속도였다. 그는 현재 초당 1기가비트(Gbps)까지 구현되고 있는 무선인터넷 속도를 2016년 2Gbps, 2017년에 4Gbps까지 끌어올린 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때까지 20Gbps로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지금보다 20배 향상된 속도다. 현재 초고화질(UHD)급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 데 2분이 걸리지만 2018년에는 7초면 가능하게 되는 셈이다.

황 회장은 인터넷 보안, 자율주행자동차 등 미래성장 사업과 지능형 기가 인프라 구축에도 2020년까지 13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같은 기간 ICT 융합서비스 매출 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는 “이번에 제시한 미래성장 사업에 대해 ‘통신기업인 KT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자율주행자동차 분야의 경우 KT가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율주행차 운행에 필요한 막대한 양의 데이터 교환 및 분석 기술을 접목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평창 올림픽 이후 4차 산업혁명 촉발

황 회장은 “일본은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컬러TV 위성중계를 성공시키면서 전자산업 강국으로 부상했다”면서 “KT가 중심이 된 한국도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5세대(G) 통신을 기반으로 한 각종 ICT 융합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선보인다면 이후 글로벌 ICT 사업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ICT 융합서비스가 중심이 된 4차 산업혁명도 KT가 이끌 수 있다는 것이 황 회장의 복안이다.

올해 1월부터 KT를 이끌어 온 황 회장은 취임 후 KT의 변화에 대해서 ‘금석위개(金石爲開)’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해 “절박한 마음으로 화살을 쏴 단단한 바위를 뚫은 것처럼 회사를 살리겠다는 임직원의 노력이 결실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황 회장이 취임한 후 KT는 56개에 이르던 계열사가 38개로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1∼6월)에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시장에 가장 먼저 내놓는 등 시장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 회장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년 전체보다 많은 4983억 원에 이르는 등 경영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미래가 밝을 것으로 자신하고 ‘국민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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