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함께, 부활 전통시장]<4>신세계-길동복조리·안양관양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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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 강동구 길동복조리시장 내 희망어린이도서관을 찾은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놀이를 하고 있다. 서울시 제1호 전통시장 내 장난감도서관인 이곳 덕분에 최근 길동복조리 시장을 찾는 젊은 주부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하지만 최근 전통시장은 가격 경쟁력 외에도 다른 매력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신세계와 전통시장이 손잡고 만든 전통시장 내 ‘희망장난감도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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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거주자 및 강동구 내 직장을 가진 0∼7세 아동의 보호자들은 연회비 2만 원(기초생활수급자 등은 무료)만 내면 장난감 종류에 따라 1000∼5000원을 내고 2주 동안 빌릴 수 있다. 또 갖고 놀고 싶은 장난감은 미리 예약도 가능하다. 또 장난감을 빌리지 않더라도 보호자와 함께 이곳 자유놀이실을 방문해 2000원을 내면 자유롭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다. 이날 세 살짜리 아들과 함께 자유놀이실을 찾은 허성희 씨(여)는 “장난감 종류도 다양하고 아이들도 좋아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찾고 있다”며 “길동 주변에 마땅한 영유아 시설이 없었는데 이곳이 문을 열어 아이를 키우는 주부들 사이에 인기가 상당히 좋다”고 밝혔다.
장난감도서관은 개장 후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대형마트에 익숙했던 30대 젊은 주부들을 전통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 육근목 길동복조리시장 상인회장은 “장난감도서관이 시장 내에 있어 도서관을 찾은 주부들이 시장에서 물건까지 사간다”며 “도서관이 문을 연 후 30대 주부들의 시장 방문이 10%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또 장난감도서관이 전통시장에 대한 부모와 자녀들의 인식 자체를 바꿔 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승일 길동복조리시장 신시장 육성사업단장은 “어릴 때부터 엄마 손을 잡고 전통시장을 찾아 시장에 대해 좋은 기억이 있던 어린이들이 성인이 된 후 자녀의 손을 잡고 다시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질 것이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같은 날 오후 방문한 경기 안양시 동안구 안양관양시장 내 희망장난감도서관은 신세계에서 지난해 11월 전국 전통시장 안에 처음으로 만든 장난감도서관이다. 이곳은 개관 후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안양 시내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안양시청이 1km 거리에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고 안양시내에서 처음으로 장난감 대여와 함께 영유아를 위한 문화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장을 볼 때 같이 따라온 아이를 30분까지 맡길 수도 있다. 장난감은 330여 종이 있으며 현재 회원은 140명으로 대기자만 60명에 이른다.
안양관양시장의 장난감도서관도 문을 연 후 젊은 주부들을 끌어들이며 시장 내 든든한 효자로 자리 잡았다. 박동성 안양관양시장 상인회장은 “예전에는 40, 50대 주부들이 시장을 주로 찾았지만 장난감도서관이 문을 연 후 30대 젊은 주부들이 시장을 많이 찾기 시작했다”며 “장난감도서관이 생긴 후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들이 더 늘어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