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死地 출마하라… 前대표들 겨눈 野혁신위

입력 | 2015-09-24 03:00:00

“열세지역 출마 등 살신성인” 요구… 문재인-안철수엔 부산 출마 압박
박지원 겨냥 “유죄판결자는 배제”… ‘공갈’ 막말 정청래 당직자격 회복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정세균 이해찬 문희상 김한길 박지원 의원 등 당내 중진을 향해 ‘백의종군’할 것을 요구했다.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에게는 부산에 출마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상당수 반발하고 있어 당은 혁신위발(發) 물갈이의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2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세균 이해찬 문희상 김한길 안철수 의원 등 전직 대표들은 통합과 승리를 위해 살신성인을 실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당의 열세 지역 출마를 비롯한 당의 전략적 결정에 따라 달라”고 덧붙였다. 김한길 안철수 의원은 비노 진영으로 분류되며 정세균 이해찬 문희상 의원은 친노(친노무현)로 불린다.

김 위원장은 “이 호소는 열세 지역 출마 하나만 얘기하는 게 아니다”라며 “본인들이 앞장서서 희생정신으로 판단해주시면 고맙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거론된 중진들이 알아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당이 지정하는 열세 지역에 출마하라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호남의 비노 좌장 격인 박 의원을 거명하지 않았지만 “하급심(1심 혹은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후보 신청 자체를 하지 말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 나서지 말라는 얘기다. 박 의원은 저축은행 등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7월 2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앞서 이날 오전 혁신위는 공직선거 후보자의 부적격 기준에 ‘예비 후보자 이전의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자’라는 조항을 더하는 내용의 11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 안은 당무위원회를 통과했다.

김 위원장은 2·8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문재인 대표에 대해선 “부산에 출마하라”고 촉구했다. 문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이 아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에서의 정면 대결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심사숙고하겠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우리 당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헌신하고 희생해야 한다”고 말해 부산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놨다. 혁신위의 제안에 힘을 싣고 다른 중진들의 결단을 요구한 셈이다.

반면 안 의원은 “(내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은 서민과 중산층 밀집 지역으로 이분들 삶의 문제를 풀겠다고 약속했다”며 혁신위 제안을 일축했다. 혁신위는 안 의원의 부산 출마를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에 우리 당의 공천권을 맡겨서는 안 된다”며 혁신안에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당 윤리심판원은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공갈’ 발언으로 당직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은 정청래 최고위원을 사면해 ‘친노 감싸기’ 논란이 일고 있다.

민동용 mindy@donga.com·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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