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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해외귀빈 공항 영접은 처음

입력 | 2015-09-24 03:00:00

[시진핑-교황 미국 동시방문]
“교황은 예수의 살아있는 본보기”




생애 첫 미국 방문을 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극진한 영접을 받았다. 방문 이틀째인 23일 오전 9시 숙소인 교황청 대사관을 나선 교황은 건물 앞에 몰려든 어린 학생들의 손을 일일이 잡고 축복하는 것으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오전 9시 22분 교황이 백악관 남쪽 잔디 광장에 깔린 레드카펫에 도착하자 군악대의 팡파르가 울려 퍼졌다. 미리 나와 있던 오바마 대통령과 미셸 여사가 직접 영접해 바로 연단으로 안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환영사를 통해 “교황은 예수의 살아 있는 본보기”라고 극찬하면서 “우리가 쿠바인들과 새로운 시작을 하는 데 귀중한 도움을 주신 데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답사에 나선 교황은 느리지만 또렷한 영어로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지구 온난화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대해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미 정치권에서 우려했던 자본주의에 대한 날선 비판 등은 이날 메시지엔 없었다.

이날 행사는 동성애자와 성전환자 등 성적 소수자를 포함해 모두 1만5000여 명의 하객이 백악관 남쪽 잔디 광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됐다. 발언을 마친 두 정상은 백악관 건물로 잠시 들어갔다가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낸 뒤 회담을 가졌다. 교황이 백악관을 찾은 것은 역사상 세 번째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 내외의 극진한 환대는 교황이 전날 오후 3시 50분경(현지 시간) 알리탈리아 항공 전세기편으로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내렸을 때부터 시작됐다. 미셸 여사와 두 딸, 장모까지 모두 데리고 나온 오바마 대통령은 맨 앞에서 가장 먼저 교황을 영접했다. 그가 해외 귀빈을 공항에서 영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환대에 대해 쿠바와 이란 정책에서부터 낙태 문제에까지 두 사람의 공감대가 크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일부 정치평론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등 대선주자들이 주장하는 ‘무슬림 대통령’ 논란을 의식한 때문이란 분석도 했다.

한편 교황은 쿠바를 출발한 미국행 전용기 안에서 “당신에 대해 사회주의자라거나 심지어 가톨릭교도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수행 기자의 질문에 “나는 교회의 교리를 따르는 사람일 뿐 사회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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