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인적쇄신 혁신안 파장] ‘살신성인’ 요구에 엇갈린 반응
○ 문재인, 안철수 엇갈린 반응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23일 국회에서 당 중진의 살신성인을 요구하는 내용의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한 혁신위원은 “문 대표가 부산 영도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격돌한다면 베스트”라고 말했다. 총선에서 지더라도 대의명분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16대 총선에서 출마했던 부산 북-강서을도 출마 예상 지역으로 거론된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부산 출마 제안에 대해 “처음 출마할 때부터 (지역구인) 노원 주민들께 삶의 문제를 해결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며 거부했다.
사실상 용퇴를 강요당한 전직 대표들은 모두 혁신위의 요구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정세균 김한길 의원은 아예 공식 대응을 하지 않았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18대에 불출마했고, 19대에도 (당이 선거에) 나가라고 해서 나갔는데 또 살신성인을 하라면 어쩌라는 말이냐”고 반발했다. 혁신위가 해당행위자로 지목한 조경태 의원은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대표 잘못을 비판한 것이 해당행위라면 이게 문재인 사당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불출마 요구를 둘러싼 신경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비노, “친노만 남기겠다는 것이냐” 반발
그러나 비노 측 관계자는 “문 대표와 (문 대표가)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안 의원은 출마하고 나머지는 전부 다 불출마 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결국 비주류, 비노는 다 쳐낸 뒤 친노와 친노에 우호적인 세력들로만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비노 측은 똑같이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지만 문 의원은 명단에 포함되고, 박영선 의원은 배제된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쇄신 대상에 친노와 가까운 ‘486’ 세력이 빠진 것도 논란이다. 한 혁신위원은 “박 의원과 이종걸 원내대표도 명단에 포함하는 것을 검토했다가 대상이 너무 넓어질 것을 우려해 제외했다”고 전했다.
○ 혁신위, ‘안철수 혁신’안에 자극받은 듯
5월 닻을 올린 혁신위는 이날로 120일 동안의 활동을 마감했다. 지금까지 최고위원회 폐지, 5본부장제 도입 등 제도 개선 부분에 집중해 온 혁신위는 마지막 날 ‘인적 쇄신’이라는 강수를 뒀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혁신위는 실패했다’는 안 의원 등의 비판에 자극받은 혁신위가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내에서는 혁신위의 최대 성과로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20% 공천 배제’ 룰 도입을 꼽는다. 반면 아무런 논의 없이 불쑥 “의원 정수를 369명으로 확대하자”는 주장을 제기한 것은 가장 큰 실책이라는 평가다.
한상준 alwaysj@donga.com·길진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