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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역귀성族’

입력 | 2015-09-24 03:00:00

신림동 고시촌… 대치동 학원가… 같은 듯 다른 ‘한가위 두 모습’
연휴기간 특강에 지방 수험생 몰려… 학원가 “추석이 대목”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학원가에서는 추석 연휴를 맞아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들을 위한 각종 단기 특강이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추석 명절이 대목이죠.”

민족의 대이동이라 불리는 추석 명절. 모두가 부모 형제를 만나기 위해 고향을 찾지만 대표적인 학원 밀집 지역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에서는 또 다른 의미의 ‘대이동’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입시학원들이 수능을 앞두고 각종 ‘추석특강’ 강의를 개설하고 있기 때문. 특히 긴 연휴를 이용해 지방 학생들까지 상당수가 올라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역의 유명 입시단과 A학원은 28, 29일 이틀간 유명 수학강사 B 씨의 수능 모의고사 특강을 개설했다. 이 특강은 이달 초 이미 180명 정원이 모두 차 신청을 마감했다. 22일 뒤늦게 신청한 재수생 김경언 씨(19)는 “이미 마감돼 대기번호 62번을 받았다”며 “인기가 있다고는 해도 이렇게 빨리 마감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부산에 사는 재수생 이모 씨(19)는 추석 연휴에 대치동에서 영어와 수학, 생물 등 3과목 특강을 들을 예정이다. 잠은 부산으로 내려가는 작은아버지의 빈집에서 혼자 자기로 했다. 이 씨는 “남들은 차례를 지내러 내려가는데 나는 학원 특강을 듣기 위해 거꾸로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며 “다른 재수생 친구들 중에도 명절을 이렇게 보내는 친구가 많다”고 말했다.

매년 명절 연휴마다 이와 같은 특강이 열렸지만, 올해는 지방 학생들까지 대치동으로 몰릴 정도로 부쩍 과열된 모습이다. 최근 이 지역 학원가에서 앞다퉈 EBS 수능 강사를 섭외하는 마케팅을 펼치면서 학원 등록 쏠림이 벌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EBS 수능연계 교재 수업이 학원가 유행으로 자리 잡으면서 EBS 강사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기 때문.

대치동의 B단과학원은 기자의 수강 문의 전화에 “추석특강을 진행하는 EBS 강사와 함께 공부하면 요즘 같은 물수능 추세에서는 나흘간 공부해도 20∼30점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학원들은 전현직 EBS 강사를 모시기 위해 구인난을 겪고 있다. 한 학원가 관계자는 “명절 연휴 때 개설하는 단기 특강에 유명 강사나 EBS 강사 등을 등장시키면 수익도 수익이지만 학원 평가에서도 입소문이 잘 난다”며 “이런 추세 때문에 고교 교사 출신 EBS 강사들도 학교를 그만두고 사교육 시장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라고 꼬집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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