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화·특성화 된 MBA로 인생 이모작
“같은 위치에 머무르고 싶지 않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약대 위에 서야 합니다.”
건국대 TOP 경영전문대학원(MBA)에 재학 중인 안인구 씨가 MBA 진학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다. 안 씨는 정보기술(IT) 회사인 플러스기술의 사업본부장과 한국가스기기의 총괄이사로 일하고 있다. 수십 년간 일선에서 마케팅, 조직관리 등의 경험을 쌓았지만 현장에서 겪는 수많은 의사결정 과정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커져갔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MBA였다.
대웅제약 글로벌전략팀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알토대 복수학위 MBA 과정을 마친 전승호 씨는 졸업 이후 이사로 승진해 이제는 본부장으로서 글로벌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다. 전 씨는 “해외 출장이 많아 귀국하자마자 공항에서 학교로 달려가 수업을 듣고 밤을 새워 공부를 해야 할 정도로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열정과 시간을 투자한 결실은 정말 크다”면서 “비즈니스 프로젝트 심사에서 교수진으로부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 결과를 갖고 그리스 아테네 재무 관련 학회에서 연사로 발표할 정도로 전문성을 쌓았다”고 소개했다.
40대 후반에 ‘너무 늦은 게 아닐까’라는 망설임을 안고 2011년 아주대 MBA에 입학한 이성환 씨 역시 재학 중에 업무 전문성을 높인 역량을 인정받아 회사에서 ‘프로 기업인상’ ‘우수 혁신인상’을 잇달아 수상한 것은 물론이고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졸업과 동시에 부장으로 승진하는 기쁨도 얻었다. 이 씨는 “각종 수상과 승진이 우연히 나에게 온 행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좁은 시야로 해왔던 회사 일들에 MBA를 통해 얻은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접목시키면서 시너지를 내는 과정에서 주어진 인센티브다”라고 말했다.
전문화된 MBA를 통해 ‘인생 이모작’을 만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삼성, CJ제일제당, 푸드빌 등에서 25년간 일하며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상무 자리까지 오른 김상임 씨가 대표적인 경우다. 국민대 MBA 중 코칭 과정에 특화된 ‘리더십과 코칭 MBA’ 과정을 통해 코칭 전문가로 거듭난 김 씨는 현재 블루밍경영연구소 대표, 코칭경영원 전문코치 등으로 새로운 전문성을 펼치고 있다. 김 씨는 “외식과 유통 분야에서 오랜 세월 쌓은 조직 생활 경험과 MBA에서 쌓은 지식을 통해 실질적이고 현장에 맞는 코칭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2년간의 MBA 투자가 나의 인생 이모작에 큰 거름이 되었다”고 소개했다.
국내 MBA들의 장점은 한국의 기업 문화와 산업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계속 개발해낸다는 점이다. 특히 외국 MBA를 통해서는 얻기 어려운 한국 내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