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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문화기업” 글로벌 인재 키워 퀀텀점프 나선다

입력 | 2015-09-25 03:00:00

[2015 리스타트 다시 뛰는 기업들]<9·끝>CJ 사상최대 채용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산로 CJ E&M 스튜디오에서 열린 ‘CJ그룹 글로벌 멘토링 라이브’에서 CJ 인사팀 오병서 대리가 사회를 보고 있다. CJ는 지방과 외국에 있는 지원자들에게 회사 소개를 하기 위해 실시간 원격 설명회를 여는 등 인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CJ그룹 제공

“외식산업의 메카인 대구에 살면서, CJ프레시웨이에 지원한 권용수입니다. 국내 식자재 유통의 새로운 획을 긋겠습니다!”

22일 ‘CJ그룹 글로벌 멘토링 라이브’가 열린 서울 마포구 상암산로의 CJ E&M 스튜디오는 지원자들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가득 찼다. 지원자가 입사 이후 포부를 밝히고, 임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모습은 여느 회사의 입사 설명회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지원자 9명은 모두 원격으로 접속해 유튜브 화면에 나타난 서로의 모습을 보며 질문했다. 접속 지역도 서울과 경기 수원, 용인 등으로 모두 달랐다. 덴마크에서 접속한 지원자도 있었다. 회사 임직원들은 스튜디오에 설치된 카메라 앞에서 답변했다. 일종의 채용설명 생방송이 열린 것이다.

이날 방송된 유튜브에는 500여 명이 접속해 댓글로 회사에 대한 궁금점을 물어봤다. 현장을 총괄한 서남식 CJ그룹 인사팀 부장은 “국내외 어디에 살고 있는 인재라도 여기에 접속하면 회사에 대한 질문을 할 수 있다”며 “인재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시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 사상 최대 규모 채용…“‘퀀텀점프’ 계기로”

CJ그룹은 올해 1996년 그룹 출범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채용을 단행한다. 대졸 신입사원(2400명)과 고졸 신입사원(1600명)을 합쳐 4000명을 뽑는다. 이례적으로 내년(4500명)과 2017년(5500명)에 선발하게 될 신입사원 수도 예고했다. 3년 동안 청년 1만4000명이 CJ그룹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게 되는 것이다.

CJ그룹 측은 “미래 성장을 위해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기업에서 찾아볼 수 없는 채용설명 생방송까지 하는 것 역시 인재 확보를 위한 차별화 전략 중 하나다. CJ는 이번 생방송 외에 지원자들과 지원 기업의 임직원이 함께 점심을 먹는 ‘직무미식회’ 행사를 열기도 했다.

CJ그룹은 2020년까지 해외 부문 70조 원을 포함해 매출 100조 원의 기업이 되겠다는 ‘그레이트(great) CJ’ 비전을 세우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해외 매출을 늘리기 위해선 각 지역 사정에 밝은 인력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인재 채용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배순용 CJ그룹 인사팀 부장은 “올해 채용에서는 글로벌 전형을 따로 편성하는 등 글로벌 인재 채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해외 매출 70조 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서히 성장하는 게 아니라 한번에 ‘퀀텀점프’(대도약)를 해 내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인재 채용에 나섰다는 의미다.

CJ그룹은 앞으로 3년 동안 정규직 1만4000명 외에 3∼6개월 동안 근무한 뒤 정규직 전환 기회를 주는 시간선택제 인턴십도 1만6200명을 선발한다. 그룹 차원에서 3년 동안 총 3만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 움츠렸던 투자, 올해 하반기부터 재개

CJ그룹은 그동안 침체됐던 투자 역시 적극적으로 재개할 방침이다. 올해 초 CJ는 그룹 차원의 투자계획을 내놓지 못했다. 장기간 이어진 이재현 회장의 구속 때문이었다. 지난해엔 2조4000억 원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집행된 투자는 1조9000억 원에 그쳤다. 2013년 2조5600억 원, 2012년 2조9000억 원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CJ그룹은 앞으로 CJ E&M과 CGV 등 문화 관련 계열사를 중심으로 투자에 나선다. 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은 “세계 10대 문화기업 반열에 들기 위해 앞으로 문화 계열사에 10조 원의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7월 들어서는 투자에 따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인수합병(M&A)에서 잇달아 고배를 들다 최근 중국 냉장물류 선두기업인 룽칭물류 지분 71.4%를 인수하는 데 성공한 것. 택배시장의 성장에 준비 중인 CJ대한통운의 수도권 허브터미널 구축 등 굵직한 사업도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CJ그룹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투자 결정이 지연되면서 그룹의 성장동력 자체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태”라며 “회사 내부에서도 필요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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