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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연휴 뮤지컬 처방전…아내·여친이 웃는다

입력 | 2015-09-25 05:45:00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연극 ‘택시드리벌’-뮤지컬 ‘원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왼쪽 상단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PMC프러덕션·아시아브릿지컨텐츠·신시컴퍼니·스토리피


■ ‘핫’하고 ‘재미’있다고 소문난 추석 연휴 공연들

‘퀴담’ 가장 예술적인 태양의 서커스 시리즈
‘형제는 용감했다’ ‘택시드리벌’ 웃음 빵빵
‘원스’ ‘여보셔’ 달달한 뮤지컬로 관객 유혹


추석 연휴에 공연 관람을 고려 중인 이들을 위해 요즘 가장 ‘핫’하고 재미있다고 소문이 자자한 공연들을 모아봤다. 일일이 관람하여 검증을 한 데다 SNS를 통해 공연 마니아들의 의견도 구했다. 가족이 볼만한 공연과 연인끼리 보면 좋을 공연으로 나누어 놓았지만 큰 의미는 없다. 철천지원수만 아니면 가족, 연인이 아니라 누구와 봐도 재미있을 테니까. 요즘은 정부의 지원책으로 ‘1+1’ 공연도 많으니 잘만 하면 반값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

퀴담·신데렐라·택시드리벌 … 온 가족이 함께 보는 공연

일단 ‘퀴담’이다. 이 아름다운 공연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 슬플 뿐이다. 태양의서커스 측이 이번 월드투어를 끝으로 더 이상 ‘퀴담’을 공연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라틴어로 ‘익명의 행인’이라는 의미를 지닌 ‘퀴담’은 태양의 서커스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예술적이고 스토리텔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토리와 음악, 안무를 입혀 서커스를 예술로 승화시킨 ‘퀴담’을 객석에 앉아 보고 있으면 그저 행복한 미소가 지어질 뿐이다.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씨어터·11월1일까지)

뮤지컬 ‘신데렐라’도 가족용 공연으로 딱이다. 우리가 다 아는 신데렐라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들었다. 신데렐라가 꼬질꼬질한 옷을 벗어 던지고 순식간에 눈부신 드레스로 갈아입는 퀵체인지가 신기하다. 윤하, 백아연, 서현진, 양요섭(BEAST), 산들(B1A4), 켄(VIXX) 등 인기 연예인들이 대거 캐스팅돼 더욱 화제가 됐다. (충무아트홀대극장·11월8일까지)

뼈대있는 안동이씨 종가집의 두 망나니 아들이 아버지가 남기고 죽었다는 로또 1등 당첨권을 찾아 헤매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는 어떠신지. 신나고 웃긴 가운데 은근한 감동도 있다. 형제의 좌충우돌도 재미있지만 죽은 부모의 캐릭터도 매력적이다. 어머니 역을 맡은 최우리의 연기가 참 좋다.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11월8일까지)

‘택시드리벌’은 빵빵 터지는 연극이다. 영화감독이자 극작가인 장진이 대본을 썼다. 김수로, 박건형, 강성진, 김민교, 임철형 등 배우진이 화려하다. 건달들이 승객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길이 남을 만한 코믹장면이다. 박건형의 망가진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두산아트센터 연강홀·11월22일까지)

로미오앤줄리엣·원스·여보셔… 연인을 위한 달콤쌉싸름한 공연

연인을 위한 공연도 추천할만한 작품들이 많다. 추석 연휴의 공연 한 편은 남친들이 여친들에게 점수를 딸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을 당장 추천한다.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공연이다. 셰익스피어의 화려한 문장에 프랑스 감성을 덧입혔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보고 있으면 남친은 로미오, 여친은 줄리엣에 빙의된다.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10월 11일까지)

또 하나의 내한공연인 뮤지컬 ‘원스’도 강력한 연인용 추천작. 이루어질 듯 말 듯한 주연 남녀의 ‘썸’을 보고 있으면 옆 자리의 연인이 더욱 사랑스러워진다. 영화 ‘원스’를 보았다면 금상첨화다. 영화 속의 노래들이 생명력을 얻어 무대 위에서 살아 돌아다니는 감동을 기대해도 좋다. 배우들이 노래뿐만 아니라 기타, 만돌린, 바이올린, 드럼 등 악기연주까지 해내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이다. 잔잔하고 애잔하다. ‘로미오 앤 줄리엣’이 강렬하고 화려한 색감의 유화라면 ‘원스’는 투명한 수채화같은 작품이다. (샤롯데씨어터·11월1일까지)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도 있다. 제목부터가 여친지향형이다. ‘여신’ 자리에 ‘여친’을 대입시켜도 되겠다. 참혹하고 비참한 전쟁을 밝고 따듯한 시선으로 그렸다. 해외 라이선스 대작들 틈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은 국내 창작뮤지컬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여보셔’로 통한다. 무인도에 표류한 국군과 북한군의 생존기. 이들이 연합으로 펼치는 작전명이 ‘여신님이 보고 계셔’다. 손미영과 최주리가 ‘여신님’으로 등장한다. (대학로 유니플렉스1관·10월11일까지)

국군과 북한군이 등장하는 또 하나의 뮤지컬은 ‘공동경비구역 JSA’다.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만들었다. ‘여보셔’와 다른 점은 꽤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준다는 점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숨 막히도록 뛰어나다. 이정열은 주인공 지그 베르사미 역의 교과서다. 올해는 이건명과 임현수가 같은 역에 가세했다.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12월6일까지)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구름빵을 빼놓을 수 없다. ‘동요콘서트 구름빵’은 동요와 동화가 어우러진 에듀테인먼트 요리쇼를 표방하고 있다. ‘간다 간다’, ‘괜찮아요’, ‘유치원에 갑니다’ 같은 귀에 익숙한 동요들이 나올 때마다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한다. 이번 버전에서는 빵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추석 연휴에 아이들과 구름빵을 만들어 보자. (예술극장 나무와 물·10월31일까지)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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