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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만 같아라]제주도 차례상엔 빵도 오릅니다

입력 | 2015-09-25 03:00:00

지역마다 다른 제수용품… 알고보면 더 즐거운 추석




추석 차례상에 지역별 특산물과 풍습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라도에서는 병어 간재미 홍어 꼬막이, 경상도에서는 문어와 돔배기가 오르는 식이다. 두 지역의 생선 종류가 다른 이유는 인근에서 잡히는 생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올해 설날(2월 19일) 일주일 전부터 하루 전까지 이마트의 매출을 2주 전과 비교한 결과, 전라도 지역 점포(13곳)에서 병어의 매출 신장률은 540.6%였다. 전라도를 뺀 나머지 지역의 매출 신장률은 297.7%였다. 간재미의 매출 신장률도 전라도가 415.1%로 나머지 지역(193.1%)보다 훨씬 컸다. 문어는 지역별 차이가 더 두드러졌다. 경상도 점포(30곳)의 매출 신장률은 1303.2%였는데 경상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436.8%였다.

이번 추석도 마찬가지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15∼23일 전라도 지역과 나머지 지역 점포에서 병어의 평균 매출액 비중은 8 대 2 정도로 전라도 매출이 컸다. 간재미의 매출 비중도 7 대 3 정도였다. 문어는 경상도와 나머지 지역의 평균 매출액을 비교했을 때 7 대 3으로 경상도의 매출액이 컸다.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생선인 조기도 지역별로 종류가 다르다. 경상도는 침조기를 올린다. 이번 추석의 침조기 평균 매출액을 비교하면 경상도와 나머지 지역의 비중이 9 대 1 정도다. 경상도 이외의 지역은 보통 참조기를 놓는다. 침조기는 참조기와 달리 생선 입 부분에 뾰족한 침이 달렸다. 침조기는 우리나라 인근 바다에서 잡히는 생선이 아니다. 보통 서아프리카 근해에서 잡힌다. 예전부터 경상도는 부산 등에 원양어선이 드나드는 항구가 많았다. 이런 까닭으로 경상도 사람들은 침조기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었다. 이것이 차례상에도 올라가게 된 것이다.

제주도에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음식이 차례상에 올라간다. 바로 빵이다. 명절 때면 제주도에서는 차례상에 식빵이나 카스텔라 롤케이크를 올리는 가정을 쉽게 볼 수 있다. 섬이라는 특성상 예전부터 제주도에서는 벼농사가 힘들어 쌀이 귀했다. 그래서 차례상에 잡곡으로 만든 떡을 올렸고 제빵 기술이 발달한 후에는 카스텔라 같은 빵을 놓기 시작했다. 삶은 돼지고기 대신 구운 삼겹살을 올리는 것도 제주도의 풍습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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