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소득이 없더라도 일할 능력이 있다는 ‘추정소득’을 근거로 기초생활보장급여를 받지 못한 가구가 최근 3년간 3만 가구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구들 중 소득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급여 혜택을 받으려는 비양심적인 행태도 있었지만 빈곤층이 실제로 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원했다가 탈락한 사례도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초 발생했던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에서도 병을 앓고 있었던 30대의 두 딸이 일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가족은 기초생활보장급여를 받지 못해 참극이 벌어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2014년 기초생활보장제도에 지원했으나 부양의무자가 있거나 추정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탈락한 가구는 총 26만3208가구였다. 이 중 3만3514가구가 실제로는 소득이 없었지만 근로 능력이 있다는 정부의 판단으로 급여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실태 조사를 강화하고, 급여 지원에 근로를 조건으로 달아 지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추정소득의 부작용을 줄여 나가고 있다”며 “실제로 이들 중 확인조사를 통해 파악되지 않는 소득이 있어 성실하게 소득을 신고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지원을 받지 않는 사람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