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 이야기/이기화 지음/320쪽·1만7500원·사이언스북스

“1518년 7월 2일. 갑자기 소리가 우레와 같았으며 천지가 동요했다. 건물이 위로 오르고 흔들렸다. 마치 작은 거룻배가 풍랑을 따라 위아래로 흔들리며 장차 전복되려는 것 같았다. 사람들과 말이 놀라 쓰러졌다.”
조선 중종 시기의 문신 김안로가 남긴 지진에 대한 기록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백제 온조왕 45년(서기 27년) 10월경 지진으로 다수의 인가가 무너졌고, 통일신라 혜공왕 15년(서기 779년) 3월경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해 100여 명이 사망했다. 1978년부터 2010년까지 한반도에서는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총 891회 발생했다. 한국에서도 지진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진에 대해 한국인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인 이기화 서울대 명예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경북과 경남을 가로지르는 양산 지역의 단층이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활성단층’이라는 점을 밝혀내는 등 평생 한반도 지진 연구에 힘써 한국 지진학계를 대표하는 전문가로 꼽힌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