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표면에 액체상태의 물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최초로 밝혀졌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화성에서 액체 상태의 소금물이 ‘개천’ 형태로 흐르는 증거를 찾았다고 29일 발표했다. 물은 생명체의 생존과 활동에 필수적인 만큼 이 발견은 화성에 외계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동시에 앞으로 인간이 화성에 살 수 있게 될 가능성도 보여 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화성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른다는 증거는 루옌드로 오이하 미국 조지아공대 연구원과 알프레드 맥큐언 애리조나대 달및행성연구소 교수 등이 화성정찰위성(MRO)이 보내온 고해상도 사진을 분석해 찾아냈다.
연구팀은 2006년부터 화성정찰위성이 관측한 RSL 지역의 스펙트럼을 분석해 염화나트륨이나 염화마그네슘 같은 염류를 포함한 물이 흐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다. 화성의 추운 환경에서도 물에 소금(염화나트륨) 등 염류가 포함돼 있으면 어는점이 낮아져 흐를 수 있게 된다. 눈이 온 날 염화칼슘을 뿌려 얼지 않게 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연구팀은 “화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과거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며 “화성 탐사의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성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액체 상태의 물은 생명이 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며 “미생물이 과거에 생존했거나 오늘날에도 생존하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