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추석이 괴로웠던 청년들에게 희망을… 해외서 꿈 키우는 청춘 2題 몽골서 창업 청년사업가 3인
몽골에 진출해 사업을 키운 한국인 청년 사업가 이성민 박민규 권영주 씨(왼쪽부터). 울란바토르=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1년 중 8개월이 영하로 떨어지는 척박한 땅. 300만 명의 인구 중 150만 명이 수도에 모여 살고 나머지는 유목 생활을 하는 나라. 바로 몽골이다.
몽골은 인구가 적고 시장이 작아 일반 기업들이 진출하기 어려운 나라다. 하지만 20, 30대에 몽골에 진출해 사업을 키운 한국 청년들이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둔 21일 몽골 울란바토르의 한 호텔에 한국인 청년 사업가 권영주(36), 박민규(35), 이성민 씨(40)가 모였다. 이들은 취업, 결혼 등의 고민에 시달리는 한국 청년들에게 “젊을 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게 남는 장사”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파이프 제작 업체인 ‘유니씨앤씨’ 대표인 이 씨는 2003년 몽골 땅을 처음 밟았던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씨는 “미개척된 시장을 알아보고자 몽골에 왔는데 도로에 차보다 말이 더 많은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며 “그야말로 허허벌판이었지만 내 눈엔 몽골의 발전 가능성이 보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 씨는 몽골에 건설 붐이 일 것으로 예측했고 기계 두 대를 구입해 상하수도용 파이프를 제작 판매했다. 이 씨의 예측대로 2005년부터 몽골 건설시장은 활황을 맞았고 이 씨의 사업도 승승장구했다.
콘크리트 강화제 업체 ‘케미스타’를 운영하는 권 씨는 “2009년 처음 몽골에 왔을 때만 해도 콘크리트 강화제를 왜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다”며 “4년간은 콘크리트 강화제를 설명하기 위한 박람회와 세미나를 여는 데 집중했고 이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케미스타는 현재 몽골에서 업계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여행사와 임대업을 하는 박 씨는 2007년 3000만 원을 손에 쥐고 몽골에 와 슈퍼마켓을 돌며 한국의 인스턴트커피를 팔았다. 나중에는 한국에서 커피 자판기를 구입해 몽골에 파는 무역업을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식당, 임대업, 여행사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권 씨는 “1년 동안 일하고 연말에 결산하는 구조는 직장인 때와 똑같지만 성취에 대한 기쁨이 다르다”며 “적자가 나고 실패를 하더라도 후회를 안 할 것 같은 묘한 성취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인 청년 사업가들은 극심한 취업난으로 시련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 청춘들에게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라고 조언했다. 한국 청년들이 가진 뛰어난 역량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시장이 세상에는 무궁무진한 만큼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취업을 못 했다고 내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세상에 뛰어들어 여러분의 장점을 무기 삼아 도전해 보세요.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습니다.”
울란바토르=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