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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리포트]피로사회… 30대 男 사무직이 위험하다

입력 | 2015-09-30 03:00:00

직장인 1235명 피로도 측정 설문
연령-직급 막론하고 심각한 수준… 56%가 직무스트레스 위험선 넘어
30대 주임-대리 만성피로도 최악




한국 직장인들이 직장생활을 하며 느끼는 피로도는 연령, 직급, 연차를 막론하고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탐사취재팀과 대한만성피로학회가 이달 14∼20일 직장인 1235명(남성 790명, 여성 445명)을 대상으로 피로도 측정 설문조사를 한 결과 3가지 평가지표 중 ‘직무 스트레스’ 정도는 위험선(57점 이상)을 넘은 응답자가 절반이 넘는 692명(56.0%)에 달했고, 전체 평균치도 57.74점으로 위험선을 초과했다. ‘사회심리적 건강’ 정도 역시 위험선(27점 이상)을 넘은 응답자가 절반에 육박하는 592명(47.9%)이었고, 평균치도 위험선에 근접한 26.11점이었다. ‘만성피로도’는 위험선(46점 이상)을 넘은 응답자가 300명(24.3%)이었고, 평균치는 36.84점이었다. 3가지 지표 모두 위험선을 넘은 ‘고위험군’은 6명에 1명꼴인 208명(16.8%)으로 나타났다.

연령과 직급별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피곤한 직장인’은 30대 남자 일반사무직 주임·대리였다. 이들은 만성피로도 41.13점, 직무 스트레스 58.78점으로 다른 연령·직급보다 스트레스 강도가 훨씬 높다고 응답했다.

직무 스트레스 발생 원인을 △직무요구 △직장 내 갈등관계 △직장에서의 조직체계와 인적자원 관리 등으로 나눠서 살펴보니 40대 과장·차장은 직무요구 부담(27.79점)이 사원(23.25점)이나 부장(23.63점)에 비해 훨씬 높았다. 전문가들이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208명 중에는 입사 1∼5년 차(31.7%)와 1년 미만(14.4%)이 합쳐서 절반 가까이 됐다. 설문 응답자들의 연차 및 직급별 분포가 고른데도, 고위험군에 젊은 직장인이 많이 포함돼 있어 직무수행 방식이나 직장문화에 대한 세대 간 인식 차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근면정신을 발휘해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는 우리 사회의 자부심은 여전하지만 효율적인 근무체제를 갖추거나 경직된 직장문화를 고치는 데는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는 그간 고성장의 패러다임을 고집해왔고 인식과 사회 제도가 거기에 맞게 짜였다”며 “저성장 시대에 들어오자 이것이 우리 생활방식과 맞지 않아 혼란은 앞으로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재형 monami@donga.com·노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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