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신 소비자경제부 기자
사실 중국인 관광객의 빠른 귀환은 유통업계에서는 기대하지 못했던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에게는 한국에 안 가도 일본에 가면 된다. 또한 한번 등을 돌리면 쉽게 돌아오지 않는 중국인들의 문화 때문에 메르스 사태로 한국 관광 및 유통업이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었다는 예상이 많았다”고 말했다.
예상외로 빠르게 돌아온 중국인 관광객을 보며 새삼 주목을 받는 것은, 그들이 많이 찾는 시내 면세점이다. 올해 11, 12월 사업권이 만료되는 시내 면세점 4곳의 후속 사업자에 대한 입찰을 9월 25일 마감한 결과 기존 사업자는 물론이고 신세계와 두산 그리고 부산에서 형지까지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세계와 두산은 서울 시내 면세점 3곳 전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며 의지를 보였다. 당초 기존 업체에 대한 재승인으로 싱겁게 끝날 거란 전망과 달리 경쟁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7월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 때 적잖은 사람들이 기업들의 과열 경쟁을 우려했다. 본인 역시 그런 우려와 함께 ‘시내 면세점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기업들이 저리도 목매야 되나’라는 씁쓸함도 느꼈다. 고백하건대 생각이 바뀌었다. 최소 2년간 끊임없이 들었던 경제 뉴스의 제목 중 하나는 ‘소비 및 경기 회복 조짐’이다. 소비와 경기는 신학기 결혼시즌 명절 등 때맞춰 살아날 조짐만 보일 뿐 여전히 침체됐다. 이런 상황에서 시내 면세점처럼 조금이라도 경기를 살릴 수 있는 기폭제가 있다면 적극 장려해야 마땅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내년쯤 신규 시내 면세점을 추가로 허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온다.
면세점을 통한 경기 부양에 앞서 보고 싶은 것은 이번 시내 면세점 후속 사업자에 대한 공정한 심사다. 7월 신규 사업자 심사를 두고 적잖은 잡음이 있었다. 이번에는 기업과 국민이 납득할 만한 공정한 심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그래야 탈락한 기업도 진심으로 승복하고 재도전할 수 있다. 기업이 돈 벌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해 관리하고 그 효과가 국민에게 전해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임은 자명하다.
한우신 소비자경제부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