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어문기자
우리 음식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젓갈이다. 건강을 위해 짠맛을 기피하면서 찾는 이가 줄고 있다지만, 그 감칠맛과 독특한 풍미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생선의 내장으로 담근 젓을 구제비젓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창난젓이다. 창난은 명태의 창자를 뜻하는 우리말이다. 명태로 만드는 젓갈은 크게 세 가지인데 나머지 두 개는 알로 만드는 ‘명란(明卵)젓’, 아가미로 만드는 ‘아감젓’이다. 잠깐, 창난젓을 명란젓에 이끌려 ‘창란젓’으로 쓰면 안 된다.
젓갈의 세계로 더 들어가 보자. 대구 창자로 담근 젓은 대창젓, 숭어 창자로 담근 젓은 또라젓, 조기의 내장만으로 담근 젓은 속젓이다. 어리젓 가운데 유명한 서산 어리굴젓은 굴로 담근 어리젓이라는 뜻. 어리젓은 ‘얼간’으로 담갔다는 것으로 ‘얼간’은 소금을 약간 뿌려 간을 맞추는 방법이다. 됨됨이가 변변치 못하고 덜된 사람을 뜻하는 얼간이도 ‘얼간’에서 나왔다. 어중간하게 간을 맞췄기에 온전하지 못하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토하(土蝦)젓’과 ‘토화(土花)젓’을 헷갈려하는 이도 많다. ‘생이’라는 민물새우로 담근 젓갈은 ‘토하젓’이고, 굴과의 바닷물조개인 미네굴로 담근 젓갈은 ‘토화젓’이다. 새우 하(蝦)를 기억하면 둘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손진호 어문기자 songba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