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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10년 만에 베일 벗은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 VIP 사용 추정? “관련 기록 無”

입력 | 2015-10-02 00:00:00

사진=2005년 발견 당시 여의도 비밀벙커 모습/동아일보 DB


발견 10년 만에 베일 벗은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 VIP 사용 추정? “관련 기록 無”

여의도 비밀벙커

1970년대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가 40여년 만에 시민에게 공개된다.

서울시는 2016년 10월 초 시민에게 여의도 지하벙커 전면 개방에 앞서 이달 1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주말을 이용해 벙커 시민 체험 행사를 한다고 1일 밝혔다.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는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건립공사가 진행 중이던 2005년 옛 중소기업전시장 앞 도로(현재 버스환승센터~서울국제금융센터) 7~8m 아래에서 발견됐다.

승강장 출입구를 통해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오른편에 화장실, 소파, 샤워장이 갖춰진 20여평(약 66㎡)의 공간이 나타난다. VIP(대통령)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왼편에는 이보다 훨씬 넓은 180여평(약 595㎡)의 공간에 기계실과 화장실, 2개의 폐쇄된 출입문이 있다.

이 여의도 비밀벙커를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지 등 관련 기록은 전혀 남아있지 않다.

서울시는 1976년 11월 항공사진에 벙커지역 공사 흔적이 있지만, 이듬해 11월에는 벙커 출입구가 보여 이 시기에 공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특히 벙커 위치가 1977년 국군의 날 행사 사열식 때 단상이 있던 곳과 일치해 당시 대통령 경호용 비밀 시설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2005년 지하 벙커 발견 당시 버스 환승객 편의시설을 설치하려고 했으나 수익성 등의 문제로 폐쇄했다. 2013년에는 시 미래유산으로 지정했지만 실질적인 관리나 활용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시는 개방에 앞서 3월 벙커 현장조사와 정밀점검을 실시한 결과 경미한 보수가 필요하나 안전에는 지장이 없는 C등급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환기시설 등이 설치돼 관람하기 안전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1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주말에만 선착순 예약제를 통해 시민들이 벙커 내부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시민체험 신청은 이날 오후 3시부터 23일 오후 6시까지 지하 벙커 홈페이지(http://safe.seoul.go.kr)에서 하면 된다.

10일부터 11월1일까지 매주 주말에 하루 5차례씩 총 40회에 걸쳐 개방되며, 회당 30명씩 모두 1200명이 참여할 수 있다. 관람에는 약 1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아울러 시는 시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해 지하 벙커 활용방안에 대한 계획을 수립한 뒤 내년 10월 초 시민에게 전면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지하 벙커는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2번 승강장에 있는 출입구 1곳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어, IFC몰 앞 보도 쪽으로 연결된 출입구 1개를 추가로 개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2개의 공간 중 작은 방에는 벙커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물이 설치된다. 2005년 발견 당시 있었던 소파도 비슷하게 복원돼 시민들이 직접 앉아보고,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다.

큰 방에는 발견 당시 벙커 모습과 서울시의 안전조치 이후 모습을 비교할 수 있는 사진이 전시된다. 폐쇄된 2개 출입문 등 벙커 내부 시설들도 모두 볼 수 있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는 역사적인 의미와 가치가 있는 공간이지만 장기간 사용되지 않고 잊힌 공간이기도 하다”며 “지하벙커 활용방안에 대해 시민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해 역사적 특징을 보존하면서도 지역적 여건을 고려한 시민공간으로 조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여의도 비밀벙커. 사진=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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