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세울 스펙이 없는 평범한 여자, 술주정을 잘하고 실수도 연발한다. 연기자 황정음이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의 전형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제공|MBC
실수연발 캔디형 여주인공의 좌충우돌
MBC ‘그녀는 예뻤다’ 시청률 두배 껑충
재밌고 구성 탄탄…감정이입 묘미 살려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드라마는 9월16일 시청률 4.8%로 시작해 7.2%, 8.5%, 9.9%, 10.7%까지 잇단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관심의 핵심은 극중 ‘폭탄녀’ 황정음과 그의 코믹 연기가 꼽힌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황정음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코) 여주인공 캐릭터의 전형성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과거 인기를 모은 ‘내 이름은 김삼순’ ‘커피프린스1호점’ ‘시크릿 가든’ ‘최고의 사랑’ 등에 등장한 여주인공과도 같은 패턴이다.
● 평범한 생계형…실수 연발의 ‘못난이’
극중 황정음은 심하게 뽀글거리는 머리에 얼굴엔 주근깨가 가득하다. 안면홍조에 시달리는, ‘못난이’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공부도 잘하고 전교생이 부러워할 정도로 예쁜 외모를 가졌지만, 부유했던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인생과 외모까지 ‘역변’했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여주인공, ‘로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다. 여기에 더 나아가 실수투성이다. 황정음은 잡지사 인턴으로 취직하면서 열과 성을 다하려 하지만 마음과 달리 일마다 실수를 연발한다. 그래서 가는 곳마다 ‘폭탄’ 취급을 받는다.
● 캔디형…꿋꿋하고 독립적인 성격
온갖 굴욕과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는다. 황정음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핍박과 구박을 해도 “죄송하다”며 머리를 조아리지만 그렇다고 비굴하지는 없다. 오히려 더 당당하고 꿋꿋하게 “다음엔 더 잘 하겠다”며 환하게 웃어넘긴다. 밝고 긍정적이며 쾌활한 성격이다.
김선아, 하지원, 공효진이 당시 재벌 2세나 톱스타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단순한 신데렐라에 그치지 않은 것도 독립적으로 행동하며 제 목소리를 당당하게 낸 덕분이다.
김선영 대중문화평론가는 ‘그녀는 예뻤다’에 “로맨틱 코미디의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은 요소들이 빠짐없이 담겨 있다”면서도 “그 전형성을 갖췄다 해도 극적 구성이 탄탄하거나 이야기가 재미 있어야 한다. 특히 30∼40대 시청자까지 감정을 이입하고 볼 수 있도록 묘미를 잘 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